“해고 대신 자리 나눔으로 위기 극복”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美기업들 주4일제-무급휴가 등 비용절감 노력 활발

대규모 해고 대신 일자리 나누기 등 비용절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에서도 최근 주요 대기업 경영진들이 해고를 가능한 한 자제하기로 결의했다.

22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실직자 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갈수록 많은 기업이 해고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비용절감 방법을 내놓고 있다.

임금 삭감·동결 외에도 주4일 근무제, 무급 휴가, 자발적 혹은 의무적인 일시휴가, 연금 혜택 축소, 탄력근무제 등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도입되고 있다.

델은 최근 무급 휴가를 확대했고, 네바다 카지노는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모토로라는 임금 삭감, 혼다는 자발적인 무급 휴가를 각각 택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시애틀타임스는 직원 500명에게 1주일씩 무급 휴가를 줘 100만 달러를 절감할 계획이다. 해고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일부 기업 근로자들은 회사 부담이 줄어들도록 연금과 퇴직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지지하기도 한다.

기업들이 ‘해고 카드’ 대신 조금씩 손해를 보는 ‘고통분담 카드’를 꺼내든 것은 경기가 되살아날 때를 고려해 과도한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제니퍼 채트먼 교수는 “비용절감을 통해 해고를 최소화할 경우 회사에 대한 근로자의 충성심이 높아지며, 회사는 나중에 새로운 직원을 뽑았을 때 교육해야 하는 수고를 더는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주요 대기업 대표들도 14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업계 전체 차원에서 경제상황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을 자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결의했다.

페어 슈타인브뤼크 재무장관은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진과 노조 지도자들이 참석했던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고용유지 정책을 취하기로 한 점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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