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바마 시대]이가라시 다케시 日 도쿄대 교수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美日中 전문가에게 들어본 ‘오바마 동아시아 정책’

《버락 오바마 시대에는 국제사회의 틀이 상당히 변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 정책이 퇴조하고 각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다극체제가 도래할 것으로 점쳐진다. 북한과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중국 일본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한다.》

“日보다 中중시 외교 가능성

대북정책 큰 변화 없을 듯”

오바마 외교안보 경험없어

2년간 불안정한 상태 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동북아시아 정책은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한국이 자신의 정책을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양자 모두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비교정치학과 미국정치외교사 분야에서 일본 내 권위자로 꼽히는 이가라시 다케시(五十嵐武士·사진) 도쿄(東京)대 교수는 6일 인터뷰에서 “오바마 당선인은 안전보장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면서 “정권 출범 후 2년간 외교안보정책 분야에서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는가.

“대북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북한 핵 문제를 계속 맡길 가능성도 있다.”

―조지 W 부시 정권 때처럼 미일 밀월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미국은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인의 경제브레인인 로버트 루빈과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때 일본과 격렬히 대립했던 인물이다.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를 둘러싸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 정권은 일본보다 중국을 중시할 것이다. 미국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의지하는 곳도 중국이다.”

―오바마 정권의 출범으로 보수 시대가 가고 리버럴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는가.

“부시 정권은 우익이지 보수가 아니다. 보수는 안정을 중시하지만 우익은 과격하다. 오바마 당선인은 전반적인 정책이나 개인적인 성향을 보면 리버럴이라기보다 보수에 가깝다. 노동 및 고용, 건강보험, 세금정책 등에서 일부 리버럴 성향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온건하고 보수적이다.”

―향후 국제정치에는 어떤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하는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때부터 계속돼 온 공화당의 단독행동주의가 후퇴할 것이다. 당선인은 현재의 금융위기도 미국 단독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국제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자각했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미국인들이 오바마 당선인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나타났다. 오바마 정권이 미국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순항할 것으로 생각하나.

“흑인이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흑인이면서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그의 능력이 놀라운 것이다. 당선인의 뛰어난 능력과 인품을 감안할 때 좋은 참모와 각료들만 있다면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이가라시 다케시 교수

△도쿄대 법학부 졸업 △도쿄대 법학부 조교수 △일본비교정치학회 회장 △아메리카학회 회장 △도쿄대 대학원 법학정치학연구과 교수 △저서: ‘패권국 아메리카의 재편’, ‘일미관계와 동아시아’ 등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