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4일 03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美위기 타개 적임자 싸고 광장토론
2일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시청 광장.
1776년 독립선언의 현장이었던 ‘건국의 도시’ 필라델피아의 한복판에선 즉석 시민토론이 한창이었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 지지자인 에마 대븐포트 씨는 “지금의 위기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8년 실정의 결정판”이라며 “개혁후보 오바마만이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주변에 모여 있던 테레사 말리 씨 등도 공감을 표시하며 “새로운 지도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동조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스티븐 맥고완 씨는 “현재의 위기는 국가를 최우선시하고, 강한 미국을 만들 수 있는 존 매케인 후보를 요구한다”며 “초당적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구 150만으로 동부에서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필라델피아는 오바마 후보의 아성.
번화가인 마켓가(街)는 물론 차이나타운에 이르기까지 필라델피아 전역은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는 오바마 캠프 운동원들이 사실상 점거한 상태였다.
샌섬가에 있는 오바마 후보 자원봉사 사무실 역시 활기가 넘쳤다. 입구에 부착된 화이트보드에는 ‘오늘 해야 할 일’이라는 제목 밑에 △유권자 등록 독려 △노인에게 전화하기 △무당파 유권자 관리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주 전체는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흑인 비율이 높은 필라델피아와 공장이 많은 피츠버그 등 서남부가 민주당 지지 성향이라면 농업이 주를 이루는 방대한 중부지역은 대대로 공화당 지지 성향 지역이다.
백인 비율이 95%를 넘는 몽고메리 카운티의 미디어 시 역시 난공불락의 공화당 아성. 인구 5000명인 이곳에서 매케인-세라 페일린 후보는 지난달 22일 유세를 벌였다. 몽고메리 카운티의 매케인 후보 캠프 대변인인 브렌던 브레너 씨는 1일 “후보 방문으로 미디어 시는 물론 카운티 전체의 사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시내 중심에 위치한 ‘아이언 힐 브루어리’라는 대중 주점에 모인 사람들은 상원에서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되자 매케인 후보의 공을 평가했다. 케빈 윌슨 씨는 “캠페인을 일시 중단하고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람이 매케인 후보였다”고 강조했다.
그와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던 맷 탄즈 씨는 한국에서 온 특파원이라고 소개하는 기자에게 “북핵 해결을 위해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매케인 후보의 당선을 위하여”라며 맥주잔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필라델피아·미디어(펜실베이니아 주)=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