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앞두고 ‘멜라민 분유 사태’를 인지했는데도 올림픽 잔치에 ‘찬물’을 끼얹을 것을 우려해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대만의 롄허(聯合)보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주간지인 난팡(南方)주말은 올림픽을 코앞에 둔 7월 말경 멜라민 분유 파동의 진원지인 싼루(三鹿)그룹의 분유를 먹은 영유아들이 무더기로 신장결석에 걸린 사실을 취재해 보도하려 했다.
하지만 언론매체를 관할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이므로 식품안전과 관련한 어떤 부정적인 보도도 금지한다”고 보도금지령을 내려 이를 막았다는 것이다.
올해 7월부터 동료인 허펑(禾風) 기자와 함께 멜라민 사태를 추적 취재해온 난팡주말의 푸젠펑(傅劍鋒·30) 기자가 지난달 14일 자신의 블로그(blog.sina.com.cn/fujianfeng)에 올린 ‘편집 수기’(dongA.com에 전문 게재)에 따르면 올해 6, 7월부터 싼루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영유아들이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장시(江西) 성 등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또 많은 병원의 의사들이 싼루 분유가 신장결석을 야기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피해자 부모들에게 싼루 분유를 먹이지 말 것을 권유하는 한편 위생부와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에 문제점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한편으로는 이 사태에 대한 보도 금지를 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질검총국을 동원해 조사한 결과 싼루 분유의 품질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발표하는 등 사태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집 수기는 이어 올림픽이 끝난 뒤 다시 취재에 들어가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13일(11일을 착각한 듯) 기사화하려 했으나 불투명한 원인으로 보도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