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토론서 기선제압” 오바마-매케인, 고강도 특별과외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4분



오바마-매케인, 26일 첫TV토론

“약아 보이는 유머 쓰지 말 것”… 오바마 사흘간 합숙

“어떤 말 들어도 화내면 안돼”… 매케인 평정심 훈련


“어떤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어도 화가 난 듯한 기색을 보여선 절대 안 됩니다.”(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후보 참모들의 조언)

“간단한 질문에조차 묵상하는 듯 너무 느린 반응을 보여선 안 됩니다.”(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후보 참모들의 조언)

미국 대선 본선전의 승부를 가를 26일 첫 후보자 간 TV 토론을 앞두고 오바마, 매케인 후보가 강도 높은 ‘과외’를 받고 있다.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세 차례 열릴 TV 토론은 25%가량인 부동층의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도 높은 토론 준비=오바마 후보는 곧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사흘간 토론 준비 ‘합숙’에 들어간다. 2004년 존 케리, 2000년 앨 고어 후보의 토론 준비를 지휘했던 선거 전략가 론 클라인 씨가 총감독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의 ‘가정교사들’은 약아 보이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풍자적 유머를 쓰지 말 것, 열정 없는 훈계자 이미지를 주지 말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고개를 옆으로 갸웃한 채 묵상하는 듯한 특유의 모습도 바로잡을 것을 지적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하루 몇 시간씩 정책 브리핑을 받고 있으며 엄청난 양의 자료를 읽고 있다. 하지만 그가 토론 기술 자체에 대해선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걱정이 캠프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매케인 캠프는 전국토론경진대회에서 리버티대학 팀을 수차례 우승으로 이끈 전설적인 토론 코치 브렛 오도넬 씨를 영입했다.

매케인 캠프는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의 성정이 불같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교묘히 성미를 건드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평정 유지’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한 참모는 “우리는 매케인 후보의 면전에서 어떤 자극적인 말도 할 수 있는 ‘면허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성(性)대결이자 세대 간 대결 양상인 부통령후보 간 토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세라 페일린 공화당 후보와 마찬가지로 ‘스포츠맘’이며 미인대회 출신인 제니퍼 그랜홈 미시간 주지사를 상대로 모의 토론을 하고 있다.

이미 이달 초부터 토론 대비 ‘과외’를 받아온 페일린 후보는 ‘가상 바이든’으로 조 리버먼 상원의원을 고려했으나 바이든 후보만큼 다변이 아니어서 포기했다.

▽TV 토론 일정과 방식 합의=양당 후보 진영과 대통령토론위원회(CPD)는 21일 TV 토론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26일 미시시피 주 옥스퍼드의 미시시피대에서 열리는 1차 토론은 외교·안보가 주제다. 사회자인 PBS방송의 짐 레러 앵커의 질문에 후보별로 먼저 2분간 답변한 뒤 5분간 서로에게 직접 질문을 던져 ‘맞짱 토론’을 벌이는 방식이다.

2차 토론은 다음 달 7일 테네시 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다. 유권자들이 후보에게 직접 질문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이며 주제의 제한도 없다. NBC방송의 톰 브로코 앵커가 사회를 본다.

3차 토론은 다음 달 15일 뉴욕 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국내 이슈와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CBS방송의 밥 시퍼 앵커가 진행한다.

부통령후보 간 토론은 다음 달 2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에서 열린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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