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선거 범민주파 절반의 성공

  • 입력 2008년 9월 9일 02시 56분


지역 19석-직능 4석 얻어… 친중파 37석으로 승리

7일 실시된 제4대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 선거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친중파가 승리했다.

하지만 범민주파도 입법저지선인 3분의 1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8일 원후이(文匯)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지역구 30명과 직능대표 30명 등 모두 60명의 입법의원을 선출한 이번 선거에서 민건련(民建聯) 등 친중파는 60석 가운데 37석을 얻어 승리를 거뒀다.

홍콩의 독자성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민주당 등 범민주파 후보들은 지역구 선거에서 30석 중 19석을 얻었지만 직능대표 선거에서 30석 중 단 4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당초 범민주파가 20석 미만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에 비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선거 결과에 대해 원후이보는 “특별한 정치적 이슈가 없었고 중산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친중파에 유리했다”며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직후 중국이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된 시기여서 반중 정서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친중파의 승리에 따라 홍콩 입법회는 앞으로도 중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의 직선 시기도 중국의 요구대로 2017년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범민주파가 3분의 1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강경파인 량궈슝(梁國雄) 민주당 의원 등 주요 범민주파 의원들이 재선에 성공해 친중파가 일방적으로 정국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홍콩의 한 정치 분석가는 “범민주파가 견제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홍콩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45%로 4년 전(55.64%)보다 훨씬 낮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