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박람회 대국’

  • 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23분


中시장 겨냥 업체 몰려와 연중 개최

지자체들 앞다퉈 양산… 거품 지적도

프랑스가 만국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1889년 거액을 들여 세운 파리 에펠탑은 산업사회에서 박람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지금도 시장에 영향력 있는 박람회는 개최국이나 도시의 경제력을 대변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에서 최근 10여 년 만에 세계의 주목을 받는 박람회가 크게 늘어난 것은 그만큼 중국의 경제력과 시장의 비중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10일부터 13일까지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8회 국제소비전자박람회(SINOCES)는 2005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가가전전시회(CES)의 파트너 박람회가 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매년 1월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CES와 7월 칭다오의 SINOCES가 6개월에 한 번씩 전 세계 전자제품의 동향을 보여주는 이벤트로 자리 잡은 것. 주최 측은 올해도 507개의 전 세계 가전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자업체가 참석하고 8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닝보(寧波) 국제복장복식 박람회’ ‘이우(義烏) 국제소상품박람회’ 등 크고 작은 국제박람회가 연중 개최된다. 이들 박람회는 대개 1990년대 이후 2000년 초반부터 개최되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4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도 부품업체를 포함해 225개 외국 업체가 참가했다. 상하이(上海)가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권을 따낸 것도 중국 시장의 힘이 뒷받침됐다.

그러나 박람회나 전시회 개최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모터쇼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 기존 ‘빅3’ 외에 창춘(長春) 항저우(杭州) 청두(成都) 모터쇼 등이 잇따라 생겨났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홍보와 ‘전시회 산업’ 육성을 위해 앞 다퉈 뛰어드는 것도 박람회 양산의 한 요인이다.

KOTRA 베이징 무역관 정성화 차장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자양분으로 한 박람회도 엄청난 속도로 늘고 있다”며 참가 업체의 꼼꼼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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