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행진 ‘뚝’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5일 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2%로 동결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부터 이뤄진 미국의 금리 인하 행진이 멈췄다. FRB는 지난해 8월 신용위기가 발생한 이후 7차례에 걸쳐 금리를 5.25%에서 2.0%로 3.25%포인트 낮췄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기 하강의 위험이 남아있지만 다소 완화된 반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상승하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는 사상 유례가 없는 고유가 행진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서 FRB가 통화정책을 ‘완화’에서 ‘긴축’으로 선회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FRB는 “고용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고 금융시장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신용경색과 주택시장의 지속적인 위축은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언급은 FRB가 바로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게다가 올해 11월에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기 때문에 FRB가 정치적인 부담을 무릅쓰고 11월 이전에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월가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다음 주 기준금리를 4.0%에서 4.2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가 나은 편인 유럽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속속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아직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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