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성장 아일랜드, 급속도 침체

  • 입력 2008년 6월 9일 03시 01분


현대경제硏 “1997년이후 분배위주 정책, 잠재력 해쳐”

유럽 경제성장의 모범생으로 꼽히던 아일랜드가 최근 성장 잠재력이 점차 떨어지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는 것은 분배 중심으로 정책을 바꾼 데다 과잉 자본투자로 경제 효율성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아일랜드 경제로부터 배우는 교훈’ 보고서를 통해 “아일랜드의 2007년 경제성장률은 5.3%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분기별로는 1분기(1∼3월)에만 반짝 상승했을 뿐 2분기(4∼6월)부터 급속도로 침체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는 경기 순환 주기상의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잠재성장률의 급격한 하락에 기인한 것”이라며 “2001∼2005년 생산성 증가가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잉 투자가 이뤄졌고 경제 규모가 커지는데도 소비의 성장 견인 능력이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일랜드 경제는 2006년 4분기(10∼12월)에 ―1.6%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 이어 2007년 들어 1분기 5.8%, 2분기(4∼6월) ―1.5%, 3분기(7∼9월) 1.4% 등으로 1분기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특히 “아일랜드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갓 넘어선 1997년부터 분배 중심으로 정책 전환을 시도한 것이 2000년 이후 성장 잠재력 저하의 단초가 됐다”며 “유사한 상황에 처한 한국도 정부와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크게 훼손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 지속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