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선가도 위험한 후견인들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7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확정된 뒤 미국 내 보수적 성향의 인사들 사이에선 “오바마는 괜찮아 보이는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못 미덥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오바마 의원의 정치적 성장을 도왔다는 자천타천 ‘후견인’들에 대한 검증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주간 뉴스위크도 5일 인터넷판에서 ‘오바마의 선거운동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소개했다.

▽에밀 존스(73) 일리노이 주 상원의장=오바마 의원이 주 상원의원(1997∼2004년)이던 시절 쟁점 법안을 맡게 도와주고 주요 인물을 소개했다. 오바마 의원의 정치적 대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 자신은 주 예산을 친척이 다니는 기관에 지원하고 친척들을 주 정부에 취직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공부문에 근무하는 부인의 봉급도 남편이 상원의장이 된 뒤 60%나 올랐다.

▽안토인 레즈코(53) 씨=시카고의 부동산개발업자. 4일 사기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았다. 오바마 의원이 1996년 주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첫 선거자금 기부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지금까지 2만1457달러를 후원했다.

2004년 오바마 의원이 시카고 남쪽 교외의 집을 사려고 했으나 가격이 너무 높았다. 집주인은 집과 인근 공터를 나눠 파는 데 동의했다. 오바마 의원은 집을 샀고 그 옆의 공터는 레즈코 씨의 아내가 샀다가 몇 달 뒤 오바마 의원에게 되팔았다. 오바마 의원은 레즈코 씨의 후원금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탁했다.

▽윌리엄 에어스(64) 일리노이대 교수=40여 년 전 국방부 폭탄 테러를 시도한 과격단체 ‘웨더 언더그라운드’를 주도했다. 자선단체 이사회 멤버로 오바마 의원과 함께 일했으며 1990년대 중반 오바마 의원이 처음 공직에 도전할 때 자택에서 ‘후보와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라시드 칼리디 씨=중동전문가 겸 저술가. 1990년대 초 팔레스타인 측 자문에 응했다. 오바마 의원과 부부동반 만찬을 가끔 하며 기금 모금 행사도 열어줬다.

그 밖에도 ‘갓 댐 아메리카’ 발언 파문의 당사자인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 지난달 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조롱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마이클 플리거 신부 등도 선거운동을 ‘괴롭힐’ 잠재성이 있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힐러리-오바마 깜짝 회동▼

‘부통령 후보 제안’ ‘선거빚 청산 지원’ 추측 무성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경쟁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이 5일 밤 워싱턴에서 비공개 회동을 했다.

두 후보의 캠프는 공동성명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나 대선 승리에 요구되는 중요한 일에 관해 생산적인 토론을 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의원은 이날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 프린스윌리엄 카운티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한 뒤 시카고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워싱턴에 남아 깜짝 회동을 했다.

앞서 오바마 의원은 기자들에게 러닝메이트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씨를 포함한 3인의 팀을 구성해 부통령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

힐러리 의원 홍보팀은 이날 “힐러리 의원은 부통령 자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부통령 결정은 오바마 의원 혼자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의원이 힐러리 의원에게 부통령 자리를 제안하는 대신 2000만 달러가 넘는 선거 빚을 갚도록 모금운동을 주관해 주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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