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검은 미소’ 美역사 새 章 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6월 5일 03시 09분



오바마 민주당 후보 확정…美대선 사상 첫 흑백대결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후보가 탄생했다.

3일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 주에서 열린 민주당의 마지막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수(매직넘버) 2118명을 넘어섰다.

CNN 집계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은 지역별 경선에서 선출된 서약대의원과 당연직 슈퍼대의원을 합쳐 모두 2156명을 확보해 1923명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제쳤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사우스다코타 주에서 승리했지만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로써 오바마 의원은 지난 5개월여간의 당내 경선 레이스에서 경쟁자인 힐러리 의원을 누르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 흑인이 주요 양대 정당의 후보로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것은 232년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민주당 경선 결과로 11월 4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은 오바마 의원과 이미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 간의 경쟁 구도로 치러진다. 사상 첫 흑백 대결이자 진보 대 보수, 젊음 대 경륜이 맞붙는 역사적 승부가 펼쳐진다.

민주당은 8월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공화당은 9월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후보를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이어 양당은 9월 26일부터 TV 토론 등 본격적인 선거전을 시작한다.

오바마 의원은 3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집회에서 “오늘로 길고 힘들었던 프라이머리 시즌이 끝나고 나는 여러분 앞에 서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힌다”며 경선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이제 과거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우리의 때가 왔다. 역사적인 경선의 여정을 마치는 것은 새롭고 더 나은 미국을 가져올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본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힐러리 의원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 회의 연설에서 자신의 패배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그는 “민주당은 그동안 항상 이스라엘의 친구였다”며 “앞으로 미국 대통령이 이런 점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오바마 상원의원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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