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렌조 오일’ 실제 주인공 숨져

  • 입력 2008년 6월 2일 03시 01분


희귀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한 부모의 눈물겨운 노력을 그린 영화 ‘로렌조 오일’의 실제 주인공 로렌조 오도네가 지난달 30일 사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란 희귀병을 앓아 온 로렌조는 자신의 서른 살 생일 다음 날 미국 버지니아 주 자택에서 숨졌다. 최근 음식물이 폐로 잘못 들어가는 사고가 난 뒤 흡인성 폐렴에 시달린 그는 대량 출혈을 일으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숨을 거뒀다.

아버지 오구스토 오도네 씨는 “아들은 보지도 말하지도 못했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다”며 “그가 고통받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유해를 2000년 숨진 아내 미카엘라와 함께 안장하고 아들의 삶을 기리는 책을 발간할 계획이다.

로렌조는 여섯 살 때 ALD로 2년 이상 살기 어렵다는 의사들의 진단을 받고 사실상 식물인간으로 살아왔다. X염색체의 이상 때문에 발생하는 ALD는 뇌의 신경섬유를 둘러싼 지방질인 미엘린을 파괴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하지만 오도네 씨 부부는 포기하지 않고 의학서적을 뒤지고 의사들을 만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로렌조 오일’을 만들어냈다. 올리브유와 유채씨 기름을 섞은 이 치료제는 ALD 환자의 증세 악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 로렌조도 의사 진단보다 20년 이상을 더 살았다.

영화 ‘로렌조 오일’에서 어머니 역할을 맡은 배우 수전 서랜던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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