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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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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선택 2008
“와우, 와우, 와우!!!”
18일 낮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 윌래멋 강변에서 유세를 벌인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의 첫마디는 기쁨의 감탄사의 연발이었다.
이번 대선전 시작 이래 최대 인파인 7만5000여 명이 땡볕에도 아랑곳없이 강변을 가득 메운 채 ‘오바마’를 연호하는 열광적 분위기에 오바마 후보 스스로도 압도된 것이다.
이날 유세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 자리를 굳힌 그의 인기도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오바마 열풍을 지켜보는 공화당 간부들의 얼굴은 밝지 못하다.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공화당엔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 공화당 간부는 “역사상 최하를 맴도는 현직 대통령의 인기, 끝이 보이지 않는 이라크전쟁, 경제난, 고유가…. 여당 후보로선 최악의 여건”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워싱턴포스트-ABC 공동 조사에서도 당별 지지도는 민주 53% 대 공화 39%로 13%포인트 차가 났다.
공화당 간부들이 그동안 미국 주요 언론에 밝혀온 전략을 종합해보면 대략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전통적 좌우 대립 구도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오바마 후보는 ‘민주당에서도 가장 리버럴한 성향의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전쟁 영웅으로서 애국심과 희생정신의 화신’이라는 매케인 후보의 이미지와 대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공화당 전략가인 론 카우프먼 씨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좌파 후보”라며 “일부러 색칠할 필요 없이 그저 거울만 갖다 비추면 된다”고 주장했다.
둘째, 오바마 후보의 취약 계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오바마 후보는 민주당 경선 내내 백인 블루칼라, 히스패닉, 유대계 등 부동층이면서도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인 유권자 집단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들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다.
2000, 2004년 대선 때 공화당 전략이 핵심 보수파를 결집시키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공략의 핵심을 중도파에 둔다는 것이다.
셋째, ‘젊음 대 고령’의 대결을 ‘경륜 대 미숙’의 대결로 변색시킨다는 것. 오바마 후보가 북한 등 불량국가 지도자와도 대화하겠다는 발언에서 보듯 최고사령관으로서 판단력을 신뢰할 수 없다는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넷째, 공화당 브랜드를 ‘매케인당’으로 쇄신하는 것이다. 부패한 당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매케인 후보를 브랜드로 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공개적으론 누구도 말하지 않겠지만 결국은 인종이 표심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공화당 측은 보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오바마의 큰 걱정‘레이건 데모크라트’
‘백인 블루칼라’ 공략에 본선 승패▼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힌 버락 오바마 후보 진영의 내부 고민이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막상 유권자 지지를 분석해 보면 결정적 취약점들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걱정하는 게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지지기반이지만 동성애, 범죄 등 사회적 가치 이슈에선 보수 성향으로 쉽게 돌아선다. 1980년, 1984년 대선 때 이들은 대거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후보로 돌아서 ‘레이건 데모크라트(레이건 지지 민주당원)’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였다.
오바마 후보는 이미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주 경선에서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외면으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참패했다.
20일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켄터키와 오리건에서도 그의 장단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대졸 이상 도시 거주 유권자가 많고 반전, 환경운동이 강한 오리건에서 그는 힐러리 후보를 6∼12%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하지만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많은 켄터키에선 큰 격차로 뒤지고 있다.
블루칼라 계층을 공략하지 못할 경우 지난 수차례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겼지만 표 차가 크지는 않았던 미네소타,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주 등 핵심 격전지(스윙 스테이트)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민주당 vs 공화당 - 민주당 공화당 등록 유권자수(2004년) 약 7200만 명(42.6%) 약 5500만 명(32.5%) 이념적 성향 진보(liberal) 보수(conservative) 외교안보정책 개입정책 고립정책 정부의 성격 적극적 정부 역할 작은 정부 지향 세금정책 대체로 증세 대체로 감세 낙태, 동성결혼등 사회적 이슈 대체로 찬성 대체로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