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대통령, 꿈이었나봐…” 힐러리, 경선 패배에 빚만 잔뜩

  • 입력 2008년 5월 19일 03시 01분


미국 여성들을 들뜨게 했던 ‘첫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은 한때의 꿈에 그칠 것 같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은 그가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 “경선 완주를 고집하는 힐러리 후보를 두고 ‘불쌍한 힐러리(poor Hillary)’라는 표현이 관용어처럼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선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서는 “빚 갚을 돈을 모금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혀를 차는 반응이 많다.

힐러리 후보도 이런 현실을 감안한 듯 1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본선에서 오바마 후보를 도울 의향을 내비쳤다. 그는 “나의 지지자들이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지지하고) 오바마 후보를 찍지 않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는 점을 최선을 다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들로 미뤄 힐러리 후보는 늦어도 6월 3일 마지막 경선까지는 패배를 인정하고, 이후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한 캠페인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후보가 부통령 자리를 제안할 가능성에도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도 급격하게 오바마 후보에게로 돌아서고 있다. 여성인권과 낙태권리 옹호단체인 전국낙태출산권행동연맹(NARAL)은 지난주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이 소식을 전하며 페미니스트를 비롯한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지지할 후보 선정을 놓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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