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방문 교황 “내가 겪었던 나치는 괴물 그 자체”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潘총장 손 맞잡은 교황 18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오른쪽)가 총회 연설을 마친 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국제사회가 인권 증진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뉴욕=AFP 연합뉴스
潘총장 손 맞잡은 교황 18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오른쪽)가 총회 연설을 마친 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국제사회가 인권 증진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8일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을 찾았다.

베네딕토 16세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인권 증진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안정을 확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계의 여러 문제는 국제 공동체의 집단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며 “다자간의 합의가 여전히 소수의 결정에 종속되면서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소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교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베네딕토 16세가 유엔의 6개 공식 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중국어, 러시아어로 ‘평화와 번영’을 말한 뒤 연설을 마치자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유엔 창설 이래 교황이 유엔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베네딕토 16세가 연설하는 동안 각국 외교관은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교황의 연설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유엔 연설을 마친 뒤 맨해튼에 있는 유대교회당을 방문해 유대교 성직자 및 신도들과 환담했다. 교황이 미국 내 유대교회당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또 19일 성요셉 신학교를 방문해 “나의 10대 시절은 자신들이 모든 답을 갖고 있다고 믿는 사악한 정권에 의해 훼손당했다. 나치는 괴물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14세 때인 1941년 나치의 청소년조직 ‘히틀러 유겐트’에 강제로 가입해 활동한 바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20일에는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해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 구조요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뉴욕 양키스 구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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