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붕괴 12단계 시나리오’ 주목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뉴욕대 루비니 교수 “금융부실→경기침체 악순환 반복”

“미국의 경기 침체가 금융시장에 손실을 입히고, 이것이 다시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가 2월 초에 작성한 ‘미국 경제 붕괴 12단계 시나리오’가 전 세계 금융전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경제 위기의 패턴이 그의 예상과 아주 흡사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12단계 중 1단계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주택시장 침체’를 예상한 이 시나리오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 그는 2006년 7월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관련해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일찌감치 주장해 왔다.

그의 시나리오는 2단계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확대’, 3단계 ‘신용카드 대출 등 소비자 신용 부실’, 4단계 ‘AAA 등급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으로 이어진다.

5단계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붕괴’, 6단계는 ‘대형 은행 파산’, 7단계는 ‘금융기관의 무모한 차입매수(LBO)로 인한 대규모 손실’. 이후는 ‘기업의 연쇄부도 및 신용부도스와프(CDS) 손실 확대’(8단계), ‘헤지펀드처럼 자금 추적이 어려운 금융기관의 붕괴’(9단계), ‘주가 급락’(10단계) 등이다.

그는 이어 11단계로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고갈’되고 마지막으로 ‘금융기관의 강제 청산, 자산 헐값 매각 등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시나리오의 4단계까지는 현실화됐고 10단계까지 일부 유사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