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親中 행보에 속타는 일본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50분


‘중국통’ 루드 총리 취임 뒤 日-濠 밀월 뒷걸음

호주가 일본을 멀리하고 중국을 가까이하는 외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호주는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나라 중 하나. 양국은 지난해 3월 일-호 안보공동선언에 서명하는 등 지난해 후반까지만 해도 최상의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케빈 루드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루드 총리는 안전보장과 경제 양면에서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루드 총리는 27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예정된 첫 해외순방에서도 중국을 방문하면서 일본에는 들르지 않을 예정이다.

루드 총리는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중국통’으로 사위는 중국계 호주인이다.

루드 총리가 단지 개인적인 이유에서만 친중 행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줄곧 호주의 최대 무역상대국이었으나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이 지난해 일본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일본이 미국 환경단체와 심한 알력을 겪고 있는 연구 목적의 ‘조사 포경(捕鯨)’ 문제도 일-호 관계에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

존 하워드 전 총리는 일본을 배려해 포경 문제를 거의 거론하지 않았지만 루드 총리는 호주 국민이 반감을 갖고 있어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같은 행보가 국민의 인기를 얻고 있어 루드 총리는 역대 호주 총리 중 최고 지지율을 올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루드 총리가 방일하면 조사 포경 문제를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양국 정상 모두 당분간은 정상회담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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