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대통령, 반군에 피격

  • 입력 2008년 2월 12일 02시 57분


노벨평화상 받은 하무스 오르타… 수술후 안정 찾아

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조제 하무스 오르타(58·사진) 동티모르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오전 반군들의 총격으로 복부에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알프레도 레이날도 소령이 이끄는 반군은 이날 오전 7시경 수도 딜리 외곽에 있는 하무스 오르타 대통령 자택을 습격했다. 하무스 오르타 대통령은 반군과 경호원들이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복부에 총을 맞고 호주군이 운영하는 딜리의 야전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레이날도 소령은 총격전 중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하무스 오르타 대통령이 총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현재는 안정된 상태이며 추가 치료를 위해 호주 다윈의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동티모르의 치안 강화를 위해 중대 규모의 군대와 연방경찰 70여 명을 추가로 파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는 2006년 동티모르 사태 발생 이후 동티모르에 머물고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을 주도하며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추가 파병이 이뤄지면 동티모르에 주둔하는 호주 군경은 1000명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동티모르 정부 관계자는 “반군 지도자인 레이날도 소령을 이날 총격전에서 사살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원 1명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반군은 샤나나 구스망 총리 관저에도 총을 쐈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레이날도 소령은 2006년 반군을 이끌고 정부군에 대대적 공격을 감행해 7월 살인과 불법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탈옥해 반군들과 함께 은둔 생활을 하며 “현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위협해 왔다.

하무스 오르타 대통령은 1975년 12월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침공하자 미국으로 건너간 뒤 24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하며 비폭력 독립 투쟁을 벌인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2년 동티모르 독립과 함께 출범한 초대 정부에서 외교장관을 맡았으며, 2006년 7월부터는 총리를 지냈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해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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