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슈퍼 토요일’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2분



■ 민주 3개주 경선 싹쓸이
‘슈퍼 화요일’ 이후 첫 대결… 힐러리에 완승
CNN “힐러리 내달 4일전에 1승 못챙길수도”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9일 치러진 루이지애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와 워싱턴, 네브래스카,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모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오바마 후보는 5일 22개 주에서 동시 실시된 ‘슈퍼 화요일’에서 힐러리 후보와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처음 열린 이번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둠으로써 향후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승리를 바탕으로 12일 열리는 워싱턴DC와 메릴랜드, 버지니아에서의 ‘포토맥 프라이머리’마저 완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힐러리 상원의원은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3월 4일의 텍사스,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경선에서 승리해 민주당 후보 지명의 고삐를 다시 쥐겠다는 계산이다.
현재까지 두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힐러리 후보가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1084명으로 1057명의 지지를 받고 있는 오바마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탄력 받은 오바마=오바마 후보 캠프 측은 힐러리 후보를 2배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전국 지지도에서 1, 2%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힐러리 후보를 상대로 거둔 이번 압승으로 당내 경선에서 최종 승리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오늘 태평양 연안과 멕시코 만 연안, 미국 중부의 유권자들이 ‘할 수 있다’고 외치며 우뚝 섰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민주당 후보 지명을 따내 본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날 연설에서 ‘미국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10여 차례 반복했다. 또 공화당 후보 지명이 확정적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직접 거명하며 “언제든 외교안보정책을 두고 토론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긴장하는 힐러리=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 ‘오바마 돌풍’에 힘겹게 맞서고 있는 힐러리 후보는 향후 예정된 경선 일정이 자신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12일로 예정된 포토맥 프라이머리의 경우 흑인표가 많은 워싱턴DC와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메릴랜드 주를 오바마 후보에게 내줄 가능성이 높아 힐러리 후보를 애타게 하고 있다.
나머지 하나인 버지니아 주에서도 9일 발표된 라스무센 여론조사에 따르면 55% 대 37%로 오바마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이런 사정 탓에 힐러리 후보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각각 리치먼드와 버지니아공대에서 동시에 유세를 하는 등 버지니아에서 마지막 배수진을 치는 모양새를 보였다.
CNN 등 일부 언론에서는 힐러리 후보가 3월 4일의 오하이오와 텍사스 경선 전까지 3주 이상 단 1승도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심리적으로 오바마 대세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백인 표밭서 압승 오바마 기쁨 두배▼
9일 네브래스카와 워싱턴에서의 민주당 경선 결과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대선 가도에 청신호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네브래스카는 백인과 흑인의 비율이 89.6% 대 4%로 백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주. 워싱턴도 백인이 81.8%, 흑인이 3.2%인 ‘백인 지역’이다. 오바마 후보는 두 주에서 각각 68%를 득표해 30% 남짓한 지지를 얻는 데 그친 힐러리 후보를 큰 표차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오바마 후보는 백인들에게도 제대로 지지를 받는 후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나 흑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앨라배마, 조지아에서의 승리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오바마 후보에 대한 백인들의 거부감이 점점 엷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전국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후보는 고학력자와 중산층 이상의 지지도에서 힐러리 후보를 앞섰다.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의 지지도에서 오바마 후보는 61% 대 34%로 힐러리 후보를 압도했다. 반면 고졸 이하에서는 48%(오바마) 대 40%(힐러리)로 비슷했다.
소득별 지지도를 봐도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에서 오바마 후보가 55%의 지지를 얻어 36%에 그친 힐러리 후보를 앞섰다.
9일 민주당 예비경선 결과와 향후 경선 예측
날짜경선 지역결과 및 예측(%)
버락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9일네브래스카
루이지애나
워싱턴
68
57
68
32
36
31
10일메인백중세
12일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
오바마 우세
오바마 우세
오바마 우세
19일하와이
위스콘신
오바마 우세
백중세
3월 4일오하이오
텍사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힐러리 우세
힐러리 우세
힐러리 백중우세
백중세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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