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나도 유튜브 한다우”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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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첫 개설… 올해 성탄 메시지 전달키로

아이팟-무선인터넷 사용 등 ‘첨단 여왕’ 변신

20일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국왕’ 기록을 세운 엘리자베스 2세(81·사진) 여왕이 23일 미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채널(www.youtube.com/theroyalchannel)을 개설했다.

버킹엄 궁 대변인은 “여왕은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따라잡으려고 애써 왔다. 유튜브를 통해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쉽게 여왕의 메시지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킹엄 궁은 이 채널에 엘리자베스 여왕 부모의 결혼식 영상을 포함한 희귀한 동영상을 여럿 올렸다. 25일 오후 3시에는 이 채널로 여왕의 성탄절 기념 메시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성탄절 메시지는 여왕의 연설문 가운데 유일하게 여왕이 직접 작성한다. 지난해에는 메시지에서 노소(老少) 세대 간의 존중과 종교적 관용을 호소했다.

여왕이 성탄절 메시지를 싣는 매체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진화를 거듭해 왔다. 여왕이 즉위한 1952년에는 라디오를 통해 성탄 메시지를 전했으며 1957년부터는 TV를 이용했다. 지난해에는 버킹엄궁 웹 사이트의 팟캐스트를 처음 전달 매체로 동원했다.

여왕은 2년 전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게 명예 기사 작위를 수여할 당시 “컴퓨터를 써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런 ‘컴맹’ 여왕을 인터넷 신세계로 안내한 사람은 미국 페이스북 사이트의 ‘광팬’으로 알려진 왕손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여왕은 요즘 윌리엄 왕손이 선물한 아이팟으로 음악을 내려받아 듣고 무선인터넷 단말기인 블랙베리폰으로 웹서핑을 즐긴다. e메일도 직접 보내고 개인 e메일 주소도 가지고 있다.

라헬 버넷 영국 컴퓨터학회장은 텔레그래프지와의 인터뷰에서 “여왕의 유튜브 채널 개설은 디지털 혁명이 사회의 모든 계층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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