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 입력 2007년 10월 8일 15시 54분


미얀마의 반체제 지하조직이 군사정권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시민 불복종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7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민주화시위를 주도했던 미얀마 민주인사들과 승려들은 매일같이 '안전가옥(safe house)'을 오가며 군정에 대항하는 다음 단계의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1988년 학생봉기 당시 주역이었던 이들 활동가는 미얀마 군정의 최고실권자인 탄 슈웨 장군과 그 추종 세력을 축출할 가장 좋은 기회를 20년만에 맞고 있다고 믿고 있다.

지난달 '사프란(선홍색) 혁명'을 이끌었던 한 승려는 "군정에 대한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가 군정에 더 큰 압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얀마내 은둔처에 몸을 숨긴 그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하다"고 위성전화를 통해 미국 뉴욕에 있는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반체제 인사들과 선이 닿아있는 한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와의 통화에서 "'88세대' 10여명이 양곤 안팎에 은신해 있다"며 "군정이나 민주화세력은 지금이 전투 중의 소강상태라는 사실을 서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체제 평화시위는 미얀마 사람들이 주요 사찰에 모여 촛불을 밝히고 함께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이미 시작됐다.

양곤의 한 목격자는 "그들이 소규모로 사찰에 가기 때문에 군경이 제지할 수 없다"며 "이는 매우 현명한 전술"이라고 말했다.

민주화운동 활동가들은 미얀마 기독교인들과 이슬람교도들에게도 '기도 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 불복종'이라는 야심찬 계획도 현실화되고 있다.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한 망명인사는 "미얀마 활동가들이 시민들에게 체제에 협조하지 말고 공장이나 사무실에 결근하도록 요구있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작업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경찰이 그 이유를 묻겠지만 버스가 오지 않았다고 하면 문책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감비리'라는 법명을 쓰는 승려 지도자는 "군정이 체포와 사찰 수색을 매일 밤 계속하고 있다"며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고 승려들은 체포를 피해 숨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적인 것은 국영방송이 민주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모습을 4년만에 처음으로 방영했다는 점이다. 수치 여사는 여전히 가택연금 상태에 있지만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은 군정측과의 대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견해를 피력했다.

활동가들은 미얀마에 변화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번 시위의 폭력진압은 1988년 봉기 때와 같았지만 세계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켜봤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정치범지원협회(AAPP) 공동 사무국장 보 치 씨는 말했다.

그는 "그게 많은 활동가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길 원치 않는 이유이다"며 "그들은 미얀마에 머물며 민주화 운동을 계속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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