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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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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더 타임스는 브라운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24일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면서 미국 정치인들의 과거 연설문을 모방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가 이 연설에서 “사람들은 때로는 내가 너무 진지하다고 말한다”고 한 것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2000년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말한 구절 그대로다.
브라운 총리가 “맹세하건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한 것도 고어 전 부통령이 당시 “오늘 밤 맹세하건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한 말과 흡사하다.
브라운 총리는 또 “우리는 단 한 사람의 재능도 허비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이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995년 연두 국정연설에서 “모든 사람이 중요하다. 우리에겐 버릴 사람이 없다”고 한 것을 연상시킨다.
브라운 총리가 쓴 ‘나의 도덕적 나침반’이라는 표현도 존 케리 미 상원의원이 2004년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썼던 구절이다.
이 밖에 △부모 이야기로 연설을 시작한 것 △테러 용의자에게 발길질을 해 영웅이 된 평범한 시민(존 스미턴)을 청중에게 소개해 박수를 끌어낸 것 등도 미국 대통령의 연두 국정연설 방식의 판박이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야당인 보수당의 크리스 그레일링 대변인은 “(블레어와 달리) 언론 플레이를 하지 않는 총리가 되겠다더니 미국 정치인들의 낡은 연설문이나 흉내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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