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티차이나가 발목 잡네”

  • 입력 2007년 9월 13일 03시 02분


중국이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최근 군사대국으로의 야심까지 드러내며 세계의 리더를 꿈꾸고 있지만 지구촌에 만연한 ‘안티 차이나(Anti-China)’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12일 각국 국민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악화돼 중국이 고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의 국가 이미지 악화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과 반감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차이나 파워 vs 안티 차이나=중국의 월간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달 249억7000만 달러로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중국은 또 10일 대서양에서 영국군과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다음 달 30일 달 탐사위성을 처음 발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막강해진 차이나 파워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2%가 중국에 “호감이 간다”고 답했다. 지난해 52%에 비해 10%포인트가 떨어진 결과다.

영국인들도 2006년 중국에 호의적인 응답자가 65%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49%에 불과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마샬펀드가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54%와 유럽인 48%가 중국을 “투자나 시장개척의 기회가 되기보다 일자리나 경제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로 꼽았다.

올해 7월 미국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여론조사에선 미국인의 65%가 중국산 식품을 불신한다고 답했다. ▽안티 차이나의 원인과 전망=전문가들은 중국이 국제무대에 적극 나섰지만 세계 여론에 무지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이 같은 안티 차이나 현상을 낳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험이 부족한 중국 공산당 정권이 국익만 내세우며 환경이나 인권 등 세밀한 사안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이 석유자원 개발을 노리고 수단 정부의 다르푸르 학살 사태를 간접 지원해 국제적 비난을 산 것을 들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도 점차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원로 공직자들을 중심으로 국제적 여론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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