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자 가족, 사우디 대사관 찾아 협조 호소

  • 입력 2007년 8월 7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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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문화권인 이슬람 국가에서 도움을 주시기바랍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 15명은 7일 오후 4시경 서울 종로구의 주한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을 방문해 한국인 피랍자들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피랍자가족모임 차성민 대표가 대사관에 들어가 관계자와 면담하는 사이 나머지 가족들은 'Send Them Home', 'Release Them Now', 'Free Our Family'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건물 밖에 서서 고개를 떨구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가족은 "미국과 아프간 대통령 회담 결과를 보니 가슴만 더 아프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속이 터진다"라며 "같은 아랍권인 사우디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피랍자 유정화 씨의 동생 유정희 씨는 "오늘 신문에 언니가 아프다는 보도가 나와서 놀랐다. 너무 걱정된다. 어머니도 너무 놀라셔서 집에서 쉬고 계신다"라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과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와 국교를 맺은 3개국 가운데 하나였으나 2001년 9월 단교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영사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차 대표는 "일단 무리하게 방문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저희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했다"라고 밝혔다.

차 대표는 "사우디 영사가 '이해한다. 가족들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아랍권 국가 대사관을 찾아다니며 이 같은 뜻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차 대표는 이어 "지금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아프간과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는데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가족들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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