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에 유연한 대처 요구할듯

  • 입력 2007년 7월 29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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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29일로 11일째를 맞이하면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어 정부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가 피랍자 석방교섭에 직접 개입할 여지가 없는 데다 석방의 최대 관건인 `인질-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이 현지 여건상 쉽게 풀릴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예정된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예방에서 석방교섭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피랍자 석방교섭은 아프간 부족원로를 중개인으로 내세워 아프간 정부 협상단과 탈레반 무장세력 간에 `간접 접촉'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으로 자처하고 있는 카리 유수프 아미디가 우리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와 무장세력 측 사이의 직접 접촉은 쉽게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인 피랍사태가 아프간 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직접 개입할 사항이 아닌 데다 `테러단체와의 불타협' 원칙도 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피랍사태 해결의 최대 관건인 `인질-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문제의 결정권을 갖고 있지만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 특사가 지난 27일 아프간에 파견됐지만 29일 낮까지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 3월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의 석방조건으로 인질-탈레반의 수감자 교환안을 받아들였다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 `다시는 테러조직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결국 우리 정부가 피랍자 안전유지와 사태 조기해결을 위해 꺼낼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아프간 정부와 미국 등 우방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내는 `총력 외교' 일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정부가 사태 초기에 조중표 제1차관과 문하영 전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아프간 현지로 보낸 것이나,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급파한것은 이런 현실적 조건들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등 고위급 협의채널을 가동,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공동의 협력방안을 집중 협의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이날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백 특사와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접견에서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 석방교섭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백 특사는 카르자이 대통령 예방에서 무장세력 측의 인질 석방조건이 수감자 석방으로 수렴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한 아프간 정부의 유연하고 탄력적인 대처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사태해결을 위한 한-아프간 공조가 향후 양국간 관계강화의 발판이 될 것임을 강조하면서 아프간 정부가 납치단체 측과의 교섭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양국 정부는 상대국이 하기 힘든 영역과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백 특사는 아프간 정부가 피랍자 석방노력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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