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약으로 빼는 길 열렸다

  • 입력 2007년 7월 1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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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뱃살은 건강의 적신호.

복부비만은 그 자체가 질환은 아니지만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과 뇌혈관 장애, 지방간,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한마디로 복부비만 상태는 언제 심각한 질병에 걸릴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6일 이 같은 복부비만이 생기는 생체 메커니즘이 규명돼 약물 복용으로 복부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미국 조지타운대의 조피아 주코프스카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복부비만이 생긴 쥐에 아미노산 결합물인 뉴로펩티드 Y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뉴로펩티드 Y가 체내에서 영양을 공급해 지방세포를 크게 자라게 하고 세포 수도 늘린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약물로 뉴로펩티드 Y를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체 임상시험 등을 거쳐 획기적인 복부비만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양가는 없고 칼로리만 높은 햄버거 등의 정크 푸드를 너무 많이 먹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복부비만이 되기 쉽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햄버거 등의 정크 푸드를 먹이고 사나운 쥐를 주기적으로 만나게 해 스트레스를 주자 체내에서 뉴로펩티드 Y가 생성되면서 복부비만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J 비만전문클리닉 이영석 대표원장은 “연구 결과로 만들어진 약물이 특히 건강에 해로운 내장 비만을 줄여줄 수 있다면 대단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원장은 “사람은 주위의 지방을 모아 축적하는 특징을 가진 ‘흰색 지방세포’가 많은 반면 쥐는 세포내에 지방 축적이 적은 ‘갈색 지방세포’가 많은 등 서로 특징이 달라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부비만은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비율)로 측정하는데 남성은 0.9, 여성은 0.85가 표준으로 그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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