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러 거액 뿌려” 음해성 보도에 긴장

  • 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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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짓는 제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앞두고 한국 관계자들이 3일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이경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진선 강원지사, 한승수 유치위원장,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오른쪽부터) 등이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김경제 기자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짓는 제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앞두고 한국 관계자들이 3일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이경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진선 강원지사, 한승수 유치위원장,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오른쪽부터) 등이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김경제 기자
어쩌면 4년 전과 이렇게 똑같을까.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과테말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이틀 남겨둔 3일 오전 1시 30분(한국 시간 3일 오후 4시 30분). 평창 유치단이 자리를 잡은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 미디어룸에는 비장감이 돌았다.

방재흥 유치위 사무총장은 “외신에서 평창에 대한 좋지 않은 기사가 나왔다. 우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 총장이 지목한 기사는 AP통신의 스티븐 윌슨 기자가 쓴 ‘IOC 위원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고비용 지출을 주목하고 있다’는 기사.

윌슨 기자는 “공식 집계는 불가능한 가운데 러시아와 한국은 각각 4000만 달러(약 38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지출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스페인 마드리드, 러시아 모스크바가 쓴 총액과 맞먹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한국의 삼성과 차기 스폰서를 노리는 러시아의 국영 가스 독점 기업 가스프롬이 유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지적했다. 게다가 그는 “러시아 소치 유치단은 누군가 몰래 ‘러시아 투데이’를 호텔의 IOC 위원 방에 가져다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 러시아 투데이에는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경찰의 반정부 집회 탄압과 체첸 공화국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으로 두 명의 군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실려 있었다”며 “러시아는 호텔 측에 감시 카메라 조사를 부탁해 신문을 갖다 놓은 여성이 경쟁 도시의 대표단 중 한 명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평창 유치단은 “IOC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적이 없고 우리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유치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때도 총회 하루 전 평창의 탈락을 예견하는 기사가 실린 모 IOC 전문지가 IOC 위원에게 배달되는 소동을 겪었다.

한편 과테말라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전(한국 시간)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방문하는 등 밤늦게까지 IOC 위원들을 만나 득표 활동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로게 위원장에게 “올림픽은 한국의 발전, 시민의식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한국 국민의 올림픽 개최 열망이 강하다”며 IOC를 이끄는 로게 위원장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과테말라시티=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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