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정책연구센터의 리처드 부시(사진) 소장은 24일 본보 인터뷰에서 “중국의 부상이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상당 부분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은 2, 3개의 ‘빅 파워’가 이 지역에서 세력균형을 이뤄 주기를 원한다. 미국도 이를 원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지만 동시에 더욱 중국과 협조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돼 가고 있다. 미국이 베트남이나 북한을 이용해 중국과 게임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주변국의 관계는 어떻게 정착될까.
“지역 내 ‘견제와 균형’의 틀이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견제와 균형이 적절히 이뤄지면 중국의 영향력이 커져도 서로 두려워할 필요 없이 협력하고 공존하는 구도가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미 동맹도 공고한 결속력을 이어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을 대할 땐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자세인 것 같다.
“중국이 어떤 존재가 되느냐는 일정 부분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 미국이 중국을 적대적인 상대로 상정하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 악순환 구도가 될 것이다. 반면 미국이 중국과 협력하면서 국제시스템에서 ‘책임감 있는 이해당사국(stakeholder)’이 되도록 돕는다면 결과도 그렇게 될 것이다.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서면서 동아시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포기하면 중국의 자기주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