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軍 이라크국경 넘어 쿠르드반군 공격

  • 입력 2007년 6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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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이 이라크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 게릴라 소탕 작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인근 지역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터키 정부는 7일 일부 국경지역을 임시 ‘경비구역(security zone)’으로 설정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터키 정부가 공식적으로 경비구역의 정확한 의미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부 이라크 언론은 이를 ‘민간 항공기 접근 금지’를 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신문은 경비구역 설정 이후 군이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추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터키군 수백 명은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에 있는 쿠르드족 반군에 대해 기습 공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쿠르드 지역 관계자는 “터키군 수백 명이 국경지역의 산을 통해 이라크로 넘어와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관계자들은 이날 터키군이 쿠르드족 게릴라를 국경 너머까지 추격한 뒤 저녁 때 다시 기지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기습 작전은 제한적인 지역에서 이뤄진 것으로 터키 정부가 최근 논의하고 있는 대규모 공격과는 다르다”며 “쿠르드족 게릴라가 대항한다면 대규모 침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터키와 이라크, 미국 정부는 한결같이 터키군의 월경 군사작전 사실을 부인했다.

터키와 이라크 국경지역은 험준한 산악지대로 쿠르드 독립투쟁을 벌여 온 쿠르드노동자당(PKK) 게릴라의 기지가 산재해 있다.

터키는 지난달 22일 9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앙카라 자폭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4일 쿠르드 반군의 공격으로 터키 동부지역 헌병대원 8명이 사망하자 국경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킨 채 반격을 준비해 왔다.

터키군은 자국 정부에 국경을 넘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아직 공식 승인은 받지 못한 상태다.

한편 터키와 이라크 접경 지역은 한국군 자이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과 불과 100∼2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한국군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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