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잇단 ‘거품’ 경고에도 계속 불붙는 까닭은

  • 입력 2007년 6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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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고위관리의 잇단 ‘거품’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주식 시장이 계속 활황을 유지하는 이유는 뭘까.

홍콩의 싱다오(星島)일보는 1일 이에 대해 의미심장한 분석을 내놨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은 정치와 관련돼 있으며 주식 시장도 정치 일정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

이 신문은 중국 주가가 1년 반 만에 무려 3.4배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거품’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올가을에 열릴 ‘제17차 중국 공산당 당 대회’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17차 당 대회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따라서 중국 지도부가 이 대회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열고 싶어 할 것이며 그 이전의 주식 폭락 사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계속 중국의 ‘개미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식 투자에 나서도록 한다는 것.

잇단 ‘거품’ 경고에도 주식 투자자가 매일 10만∼30만 명씩 늘어나는 것은 투자자들이 이 같은 정치적 배경을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중국의 주식 투자자는 지난달 29일 1억 명을 돌파한 뒤에도 계속 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정부 안에서도 현재의 증시 과열을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는 데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청쓰웨이(成思危) 부위원장은 올해 초 중국의 증시가 초고속도로 상승곡선을 그리자 “중국의 증시가 최근 ‘거품’을 형성하고 있다”며 주식 투자자의 이성적 투자를 주문했다. 이는 정부 고위 관리의 첫 번째 경고로 극히 이례적인 발언. 하지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상푸린(尙福林) 부주석은 지난달 21일 “작금의 주식 열풍은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그렇게 문제되는 상황은 아니다”며 이를 일축했다.

국무원 국유자산감독위원회 연구센터 왕중밍(王忠明) 주임은 한 술 더 떠 “전 국민이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지 결코 우려할 일이 아니다”며 주식 열풍을 부추겼다.

결국 중국의 주식 시장은 올가을까지 ‘조정 장세’를 보일지는 몰라도 결코 폭락하는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주식 투자자들의 굳은 믿음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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