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싱다오(星島)일보는 1일 이에 대해 의미심장한 분석을 내놨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은 정치와 관련돼 있으며 주식 시장도 정치 일정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
이 신문은 중국 주가가 1년 반 만에 무려 3.4배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거품’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올가을에 열릴 ‘제17차 중국 공산당 당 대회’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17차 당 대회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따라서 중국 지도부가 이 대회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열고 싶어 할 것이며 그 이전의 주식 폭락 사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계속 중국의 ‘개미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식 투자에 나서도록 한다는 것.
잇단 ‘거품’ 경고에도 주식 투자자가 매일 10만∼30만 명씩 늘어나는 것은 투자자들이 이 같은 정치적 배경을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중국의 주식 투자자는 지난달 29일 1억 명을 돌파한 뒤에도 계속 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정부 안에서도 현재의 증시 과열을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는 데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청쓰웨이(成思危) 부위원장은 올해 초 중국의 증시가 초고속도로 상승곡선을 그리자 “중국의 증시가 최근 ‘거품’을 형성하고 있다”며 주식 투자자의 이성적 투자를 주문했다. 이는 정부 고위 관리의 첫 번째 경고로 극히 이례적인 발언. 하지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상푸린(尙福林) 부주석은 지난달 21일 “작금의 주식 열풍은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그렇게 문제되는 상황은 아니다”며 이를 일축했다.
국무원 국유자산감독위원회 연구센터 왕중밍(王忠明) 주임은 한 술 더 떠 “전 국민이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지 결코 우려할 일이 아니다”며 주식 열풍을 부추겼다.
결국 중국의 주식 시장은 올가을까지 ‘조정 장세’를 보일지는 몰라도 결코 폭락하는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주식 투자자들의 굳은 믿음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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