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다" 시민들 경악 …충격 속 희생자 '애도'

  • 입력 2007년 4월 17일 2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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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격사건으로 꼽히는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사건의 범인이 한국교포 학생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범인이 한국교포 학생이라는 현지 경찰의 발표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대학원생 황재은(31.여)씨는 "한국교포 학생이라는 말을 듣고 숨이 턱 막히는 듯 했다. 죽은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 일로 한국인 전체가 매도당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모(43)씨는 "오늘 아침에 사무실에서 직원들하고 미국 총기사건 얘기를 하면서 다행히 우리나라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 충격적"이라며 "앞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인을 싸잡아 비판할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회사원 김태주씨는 "워낙 많은 사람이 숨져서 사건 자체로도 충격이었는데 범인이 한국교포 학생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한국교포 학생이라는 소문에 솔직히 다른나라 사람이기를 바랬었다"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뉴스게시판에 글을 남긴 `dorjaba'씨도 "한국인으로서 할말이 없다.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과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으며 `thd_wn_dnjs'씨는 "같은 한국인으로서 사죄드린다. 어떤 말로 사죄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다"고 슬퍼했다.

`foreversk82'씨는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로 기분이 들뜬 와중에 이런 슬픈 소식이 있었다니(안타깝다). 무슨 이유로 극단적인 판단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적었으며 `maybe_knows'씨는 "이렇게 한국인인게 부끄러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증오범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회사원 김영옥(32)씨는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 사는 한국 유학생이나 교포들이 해꼬지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가 나서서 어수선한 교민사회를 진정시키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한국인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혜영(28.여)씨는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을 비롯해 이런 사건ㆍ사고가 자꾸 발생하는 미국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 사건을 인종 차별적 시각으로 몰아가기보다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에 대해 차분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국희(59)씨는 "중국계라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 안 그래도 미국에서 동양 사람들을 따돌리곤 한다는데 유학 가 있는 한국 아이들이 몸 조심해야 하겠다"며 "교민들이 긴장하고 있을 것 같은데 외교부가 대책을 잘 세워 사태가 잘 수습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인터넷 뉴스게시판의 `outback'씨도 "호주에 살고 있는 교민의 한사람으로서 미국 현지의 한국인들이 어떤 테러를 당할지 걱정이다. LA폭동사태 때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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