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으로 아시아계 폭력적이란 인상줄까 우려"

  • 입력 2007년 4월 17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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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버지니아텍 한인 학생회장은 17일 "이번 총기난사 사고로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아시아계 학생을 향한 증오심 혹은 아시아 젊은이가 폭력적이라는 인상이 생기지 않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미 경찰당국에 따르면 참극의 와중에 살해된 32명과 부상자 29명 등 피해자 61명 대부분은 백인 학생이었다.

이 학교 관광학과 박사과정 2년차인 이 회장(35)은 이날 총상을 입은 박창민 씨의 병실을 지키면서 파악한 악몽의 총격 순간을 기자에게 설명한 뒤 이번 총기사고가 한인학생에게 미칠 파장을 염려했다.

현재 이 학교에는 163명의 석·박사 유학생과 300명 안팎의 한국인 학생이 다니고 있다. 한국계 학생은 재미교포 2세까지 포함하면 500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장은 또 학교의 늑장대응이 사실로 드러나 피해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거액의 배상금 논란이 이어진다면 한국인 등 외국 대학원생에게 풍족히 지원되던 장학금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입학할 한인 학생들에게 재정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버지니아텍이 총기사고가 재발할 수 있는 위험한 학교라는 이미지를 빨리 벗어나지 못한다면 지원자 감소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버지니아 공대는 미국 대학 랭킹 56위에 올라 있는 미국 중동부 지역의 명문 공과대학. 1872년 '버지니아 농업·기술대학'으로 설립됐으며, 이후 미국에서 공학에 대한 관심과 지원 규모가 커지면서 주요 공과대학의 하나로 성장했다. 생명공학과 우주공학 분야에서 입지를 인정받고 있으며 경영대와 공대, 건축 및 도시공학대, 자연대, 이과대 등 8개 단과대가 있다.

학교 캠퍼스는 버지니아 주 남서부의 소도시 블랙스버그에 위치해 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3배 정도 규모인 2600에이커(약 320만 평)의 대지에는 100여개의 학교 건물이 들어서 있다.

60개 학사 과정과 140개 석,박사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학생 수는 2만6000여 명이며, 교수 대 학생의 비율은 16대 1 정도다. 아시아 출신은 학부생이 1523명, 대학원생 121명으로 전체의 약 6% 정도.

이 학교는 지난해 8월에도 총기 사고가 발생해 학생들의 캠퍼스 출입이 통제된 적이 있다. 탈주범이 이 학교 부근에서 병원 경비원을 죽이고 학교 쪽으로 도주하는 바람에 개강 첫날부터 수업이 취소됐다.

블랙스버그(미버지니아주)=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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