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 "이라크 전쟁? 부시 당신은 큰실수 저지르는 것"

  • 입력 2007년 2월 11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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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에게 '(당신은)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36번이나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시작될 무렵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에 "전쟁은 나쁜 아이디어"라고 수없이 지적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17일 출간되는 책에서 그동안 미국과의 갈등을 공개한 시라크 대통령은 거식증을 앓는 큰딸, 여성 편력 소문 등 공개되지 않은 '은밀한 사생활'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엘리제궁의 알려지지 않은 사람(L'inconnu de L'Elys¤e)'이란 제목의 이 책은 언론인 피에르 페앙 씨가 시라크 대통령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10일 주간지 마리안느에 소개된 주요 내용에 따르면 시라크 대통령은 "미국인들은 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미국과는 계속 문제가 있었고 그들은 항상 자신들의 시각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거식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큰딸 로랑스를 "내 인생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딸을 도울 수 없다는 점에 죄책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그는 "초기 단계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면서 "나로선 정말 뼈아픈 일"이라고 대답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부인 베르나데트 여사가 몇 년 전 책에서 "여성들이 남편 주변에 몰려들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아내가 과장한 것"이라며 "여자들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정도가 지나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1970년대에 한 여기자와 사귀었다는 소문에는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일은 아니었다. 연애가 내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는 "가능한 한 신중하게 내가 아주 좋아했던 여자가 몇 명 있긴 했다"고 여운을 남겼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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