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최악 폭탄테러…130여명 사망-300명 이상 부상

  • 입력 2007년 2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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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바그다드 중심부의 한 시장에서 3일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32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테러는 시드리야 시장에서 트럭에 설치됐던 1t 정도로 추정되는 폭탄 1발이 터지면서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폭탄을 실은 트럭이 시장 안의 가게에 식료품을 배달한다며 진입했고 사람이 많은 곳에 이르자 폭발했다.

이번 테러는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 단발 폭탄테러로는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냈다. 폭발 규모가 워낙 커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단발 폭탄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테러는 지난해 2월 바그다드 남부 힐라 시에서 민간인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125명이 숨졌다.

이번 사건은 미군과 이라크군이 수일 안으로 바그다드에서 대대적인 수니·시아파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예고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이날 공격은 시아파 주민이 주로 모이는 시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수니파 무장세력의 소행일 공산이 크다고 이라크 정부는 밝혔지만 테러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알리 알다바그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폭력사태의 50%는 시리아에서 온 테러분자의 소행”이라며 테러범들이 이라크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국경 감독 강화를 시리아 정부에 촉구했다.

백악관은 3일 이번 사건을 ‘잔학행위’라고 규탄하고 이라크 정부가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역인 키르쿠크에서도 이날 폭탄 8발이 터져 2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군 증파 정책을 발표한 뒤 이라크 전역에서는 민간인 대상 무차별 테러가 급격히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종파 무장세력 간 전투나 미군을 노린 저항이 아니라 민간인 대상 폭탄테러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라크를 힘으로 안정화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수포로 돌리려는 저항세력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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