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키 총리는 부시 이라크 구상 이행에 부적절한 존재"

  • 입력 2007년 1월 12일 17시 17분


코멘트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걸림돌인가.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말리키 총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구상 이행에 부적절한 존재임이 여러 차례 드러났지만 미국은 이를 간과해왔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추가파병도 '이라크 정부가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그 전제부터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타임스는 최근 6개월 동안 '미국에 도움 안되는' 말리키 정부의 행태가 7가지나 된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의 일은 말리키 정부가 지난해 12월에 이란 관리들을 바그다드로 초청해 미국을 화나게 한 것. 시아파가 장악한 이라크 지도층이 친 이란 색깔을 드러내면 시아파의 본거지인 이란이 중동의 패권세력으로 떠오르는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

말리키 총리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처형의 법적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처형을 연기하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해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10월24일엔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 대사와 조지 케이시 연합군사령관이 이라크 폭력 종식을 위한 새로운 시간표를 발표했지만 말리키 총리는 이런 계획 승인 사실을 부인해 이라크인의 반 미군 감정을 확산시켰다. 그는 당시 이라크의 주권을 새삼 강조한 결과 미국의 치안 안정화 구상을 방해했다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습했을 때도 말리키 총리는 이스라엘이 지도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마무드 아메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테헤란에서 회동한 뒤 이스라엘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타임스는 "미국은 이라크를 수니파의 권리가 보호되는 다인종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만큼 이 같은 말리키 총리의 태도는 미국과 공동의 목표를 가진 지도자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말리키 정부에 이라크의 석유판매 수익을 무장세력 분쇄와 수니파 지원에 활용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제안도 거부된 바 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추가파병을 약속하면서 이라크 정부에 다시 이 제안을 내놓았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