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덮쳐오는 쓰나미…히말라야 빙하호수 둑 붕괴 우려

  • 입력 2006년 12월 1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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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밀려오는 쓰나미.’

히말라야 빙하 호수들의 둑이 녹아내리면서 얼음 덩어리와 암설(巖屑·풍화작용으로 파괴되어 생긴 바위 부스러기) 사태가 터지면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런 ‘쓰나미’ 혹은 ‘언덕에서 내려오는 킬러들(killers from hills)’을 우려하며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12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50개가량의 빙하 호수의 둑은 조만간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으며 붕괴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수백 만 갤런의 물이 잔해와 함께 호수 아래쪽을 덮치면서 엄청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 소재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의 가브리엘 캠벨 소장은 “얼음 호수의 붕괴가 가져올 폭발적 홍수는 몇 분전에야 경보를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쓰나미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기상변동 문제를 연구하는 ICIMOD는 “과거 200∼3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던 고산 얼음지대 홍수가 앞으로는 2, 3년에 한 번씩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CIMOD에 따르면 1977년부터 2000년까지 히말라야 일대의 기온은 연간 0.09도 상승했고 이 속도는 비슷한 시기(1970∼2000년) 전 세계 기온 상승보다 훨씬 빠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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