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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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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두 축인 양국의 전략대화에 현재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최근 5년간 세계 경제성장의 절반을 미국과 중국이 끌어올렸을 만큼 ‘양대 거두(巨頭)’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식의 매머드 대화=경제 전략대화는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통’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올해 9월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앞으로 매년 2차례 열린다.
이번 경제 전략대화에는 양국의 장관급 이상 고위 인사가 7, 8명씩 참석한다. 한마디로 양국의 경제관련 각료가 한자리에 모이는 매머드급 대화다.
미국에서는 단장인 폴슨 재무장관을 비롯해 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 마이크 리빗 보건장관,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7명의 장관급 각료가 참석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수장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벤 버냉키 의장이 함께 참여한다.
중국에서는 단장인 우이(吳儀)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마카이(馬凱)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 진런칭(金人慶) 재정부장,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런민은행장 등 장관급 이상 8명이 참석한다.
▽현안과 양국 방침=양국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위안화 환율 문제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한다고 보고 있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7월 21일 8.28에서 8.11로 2.01% 평가 절상된 데 이어 최근까지 절상폭이 5.5%에 육박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위안화가 20∼40% 평가 절하됐다고 주장한다.
폴슨 재무장관은 9일 “세계 각국은 중국이 이런 식으로 위안화 환율을 천천히 조정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위안화 환율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강저우(易綱周) 중국런민은행 조리(助理·은행장)는 11일 “환율 문제는 국가의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말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무역불균형 문제는 양국의 해묵은 문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01년 831억 달러이던 대중 무역적자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 지난해 2015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은 위안화 저평가로 미국이 대중국 무역에서 9000억 달러의 적자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무역 역조는 미국이 첨단제품의 수출규제를 하고 있어 미국 상품을 수입하고 싶어도 수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은 이 밖에도 지적재산권 보호, 금융시장의 폭 넓은 개방, 시장진입 장벽 제거, 이산화탄소 배출기준 강화를 집중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양국은 또 석유, 가스 등 에너지 분야의 협력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밀어붙이기’ 대신 ‘설득하기’=이번 대화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중국을 향해 압력 일변도로 밀어붙이던 미국이 ‘설득’으로 대화방식을 바꿨다는 점이다.
폴슨 재무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중-미 무역관계는 긴 안목에서 봐야지 단기적인 효과만을 노리면 안 된다”며 “장기적으로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야만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율이나 무역불균형 문제에서 무조건 압박하는 식으로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내수를 확대하고 금융을 개방하며 산업구조를 개혁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미국의 전략 변화는 무엇보다도 중국의 경제력이 이제는 무시하지 못할 만큼 덩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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