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 '링거 불법 반출' 조총련 수사

  • 입력 2006년 11월 27일 15시 14분


코멘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단체인 '재일본조선인과학기술협회(과협)' 간부의 부인(74)이 한 병원에서 무허가로 의약품을 입수한 뒤 북한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돼 일본 경찰 공안부가 27일 약사법위반 혐의로 도쿄도 조총련 본부 등의 수색에 나섰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여성은 5월 이 의약품 외에 방사능 피폭치료에 쓰이는 앰플약을 신고 없이 니가타(新汐) 항에서 만경봉 호를 통해 북한으로 갖고 나가려다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공안부는 이 앰플약이 북한 핵개발기술자 치료에 사용될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도쿄(東京) 세타가야(世田谷) 구에 위치한 한 이비인후과 병원을 비롯해 여성의 자택과 니가타 시내의 조총련관련 시설 등 6곳을 수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병원 남성 원장(59)은 올 5월 경 이 여성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체력이 떨어진 환자의 영양공급에 사용되는 링거액 60봉을 무허가로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여성은 같은 달 조총련 도쿄도 본부가 실시한 '조국방문사업' 참석차 만경봉호로 방북할 때 의류 등의 수하물을 담은 상자에 링거액 봉지를 숨겨 넣었다. 이 상자에는 또 간의 염증을 억제하고 간암 진행을 늦추는 앰플약 120개도 들어 있었다. 세관당국은 신고없이 수출하려 했다는 이유로 반출을 저지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이후 동종 링거액이 대량으로 불법 수출되거나 수출이 사전 적발된 사례가 잇따랐으며 이 시기가 북한이 핵개발을 서둔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핵개발과 관계가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여성의 남편은 공안부가 지난해 10월 다른 약사법위반 사건 수사 때 압수한 '과협' 명부에 간부에 해당하는 '이사'로 기재돼 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