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중국’ 외국기업이 발목…IBM등 뇌물 뿌리다 들통

  • 입력 2006년 11월 11일 03시 01분


지난주 베이징(北京) 시 제1중급 인민법원은 미국 IBM사에서 22만5000달러(약 2억1013만 원)의 뇌물을 받은 장언자오(張恩照) 전 중국건설은행장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의료진단설비업체인 DPC의 자회사 톈진더푸(天津德普)는 1991년부터 12년간 중국 의사들에게 자사 의료기기를 선택해 주는 대가로 162만3000달러의 리베이트를 줘 오다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2004년 12월 윈난(雲南) 성 대외무역경제합작청의 펑무위(彭木裕) 전 공산당 조직 서기는 부인을 통해 월마트로부터 10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뇌물을 주다 적발되는 사례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고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 원후이(文匯)보가 10일 보도했다.

중국의 부패방지 감독기관이 최근 10년간 50만 건의 뇌물사건을 분석한 결과 무려 64%가 국제무역과 관련된 외국 기업 또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외자 기업이 뇌물을 준 사건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중국 수출액의 5%인 500억∼800억 달러가 매년 부패 관리들에게 흘러들고 있다고 추정했다.

외자 기업의 탈세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자 기업이 빼돌리는 세금이 연간 300억 위안(약 3조564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외자 기업이 낸 소득세 1147억7693만 위안의 26.1%에 이르는 거액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총세입이 3조865억 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마땅히 받아야 할 세금 1%가량이 외자 기업에서 줄줄이 새나간 셈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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