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막판 지지자 찾아내기 사활

  • 입력 2006년 11월 6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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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민주·공화 양당 선거운동본부가 막판 지지자 찾아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11월 초까지만 해도 사실상 모든 여론조사가 "민주당이 두 자리 수 지지율 차이로 앞서 간다"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원 장악은 물론 상원도 민주당이 가져갈 수 있는 구도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선거 이틀 전인 5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ABC 방송 여론조사는 민주 51-공화 45. 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퓨 리서치센터가 공개한 같은 날 수치는 '투표 예상자'의 지지율은 47 대 43으로 4%포인트 차이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민주당 압승' 구도가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4일 공개된 뉴스위크 조사결과는 민주당이 여전히 16% 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5일 "공화당은 하원에서 10석 정도를 포기한 상태이며, 31개로 추정되는 박빙승부 지역은 모두 현역의원이 공화당"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15석을 늘리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다. 민주당은 현역 연방 상원의원(43석) 하원의원(201석) 가운데 단 1명도 낙선 예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지자 찾아내기 안간힘=이번 선거의 특징은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부동층은 늘고, 특정정당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가 줄어든다는 점이라고 UPI 통신은 전했다. 부시 행정부의 끝없는 실정(失政)으로 여유 있게 앞서가던 민주당은 이런 현상에 바짝 긴장하고, 공화당은 '그것 봐라'며 막판 추격전을 시작했다.

민주당 지지그룹인 무브온닷올그(MoveOn.org)라는 진보단체는 4,5일 주말을 맞아 전 회원 동원령을 내렸다. 선거승리를 낙관한 지지자가 행여나 투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다짐받는 것이 목표. 이 단체는 "토요일에만 80만 통의 전화를 유권자에게 걸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6일 현재 "공화당에 투표하기로 등록한 유권자 숫자가 민주당을 앞섰다"며 반색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일단 한 정당에, 또는 무소속이라고 등록해야만 유권자 자격을 얻는다. 물론 공화당에 등록했다고 '전원' 공화당에 투표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역인 콘래드 번스 상원의원의 자리를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여겨온 몬태나 주의 민주당 운동본부는 주말인 4,5일 자원봉사자를 대거 투입했다. 민주당이 이미 등록해 둔 자원봉사자 숫자가 유권자 21명 즉, 6 가구에 1명꼴이었다. 공화당도 4일 하루 동안 전체 유권자의 10분 1을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왜 좁혀지나=켄 멜먼 전국위원장은 "사담 후세인 사형선고라는 이라크전쟁의 성과, 다우존스지수가 기록적인 1만2000 포인트를 경신하는 등 양호한 경제성적의 재평가, 민주당 의회장악이 부를 심리적 불편함에 공화당 지지자가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의 "공부 못 하면 이라크에서 (군인으로) 고생한다"는 실언도 막판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5일 네브라스카, 캔사스 주 2곳을 방문해 '사담 후세인 사형선고'라는 막판 호재를 십분 활용했다. 그는 "후세인에게 법의 심판이 내려진 것은 이라크 전쟁의 성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막힌 선고타이밍'에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라크는 후세인 사형대신 엄청난 혼돈을 맞았다"며 수렁에 빠진 이라크 전쟁 상황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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