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 90대 총리…아베 내각 출범

  • 입력 2006년 9월 26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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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52) 집권 자민당 총재가 26일 일본의 제 90대 총리로 선출됐다.

아베 총재는 이날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 총리지명 선거에서 과반인 475표를 획득해 251표를 얻은 최대 야당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64) 대표 등 야당 후보 4명을 누르고 총리에 지명됐다.

신임 아베 총리는 패전 이후 최연소이자 최초의 전후 태생 총리다.

아베 신임 총리는 총리 지명이후 곧바로 조각에 착수해 이날 저녁 아키히토(明仁) 일왕으로부터 정식 임명장을 받고 새 내각을 발족시켰다.

▽각료 배분은 노장청 조화 고려=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55) 외무성 부대신이 기용됐다. 관방장관은 신설되는 '납치문제담당상'을 겸하게 된다.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2위를 한 아소 다로(麻生太郞·66) 외상은 유임됐다.

아소 외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로 악화된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 등 아시아 외교 중시 차원에서 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부과학상은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68) 전 노동상이 기용됐다. 이부키 신임 장관은 야스쿠니신사가 A급 전범을 스스로 분사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규마 후미오(久間章生·65) 자민당 총무회장은 다시 방위청장관을 맡았다.

총무상에는 아베 총리의 측근인사로 '재도전연맹' 결성을 주도했던 스가 요시히테(菅義偉·57) 의원이 발탁됐다.

이밖에 연립정권인 공명당 몫으로 후유시바 데쓰죠(冬柴鐵三·70) 간사장이 국토교통상으로 입각했다. 재정재건을 맡는 재무상에는 오미 고지(尾身辛次·73) 전 과학기술담당상이 입각했다.

▽측근들 대거 등용으로 친정체제 구축='강한 일본'을 표방하는 아베 정권의 새 내각은 대북 강경자세를 뚜렷이 드러내면서 '아베 총리'를 만든 측근 강경우파 인사들을 대거 배치해 집권당 지도부에 이어 확고한 친정체제로 구축됐다.

관저에 납치문제를 담당하는 총리보좌관 자리를 신설해 대북강경파로 정부와 납치피해자의 연락책을 맡았던 나카야마 교코(中山恭子·66) 내각관방참여를 기용하는 등 '납치'를 전면에 내세워 대북(對北)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선거대책본부 사무국장을 맡았던 아마리 아키라(甘利明·57) 전 노동상이 경제산업상으로, 아베 지지 모임인 '재도전 지원의원 연맹' 회장인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54) 의원이 금융·재도전 특명대신으로 기용됐다.

이밖에 아베 총리의 측근인사로 꼽히는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52) 의원이 관방부장관에,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43) 의원이 총리 보좌관에 각각 임명됐다.

시모무라 관방부장관은 문부성 정무관 시절 일본의 '근린제국조항'이 자학적이며 종군 위안부 문제를 중고교 역사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 "아베 정권 말과 행동 일치하라"=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후 주석과 아베 총리와의 회담 가능성을 질문받자 "현재로선 중국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아베 총리의 행동이 말과 일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친 대변인은 또 "중일 관계는 중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게도 중요하다"며 "우리는 일본의 새 지도자가 중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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