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작가가 쓴 ‘가상 역사’, 만약에…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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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년 로마 제국이 몰락하지 않았다면

로마는 ‘천하통일’을 향해 돌진한다. 로마 제국은 비잔틴 제국과 달리 이슬람 국가들을 격퇴한 뒤 몽골까지 손에 넣는다. 아메리카에서는 영국인들처럼 원주민 대량 학살을 저지르지 않고 로마 문화에 그들을 동화시킨다. 유럽도 통일한다. 하지만 로마인들은 봉건제나 기사(騎士) 제도, 의회는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비행기가 라이트 형제보다 1000년 더 빠른 875년에 발명됐다면

중세 이슬람교도들이 유럽 정복에 비행기를 사용한다. 8세기 초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한 무어인들은 서유럽에서 전쟁을 치를 때 이 ‘첨단 기술’을 이용해 기독교 국가들을 모두 점령한다. 이슬람 문명권이 된 영국 런던에서는 금발의 백인 아이들이 학교에서 예언자 마호메트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

(875년 스페인 코르도바 출신 학자인 아바스 카심 이븐 피르나스가 ‘나는 기계’로 글라이더 비행을 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코르도바는 이베리아 반도 내 이슬람의 중심지였다.)

○1441년 중국인 탐험가들이 미 대륙을 발견했다면

15세기 명나라 환관 정화(鄭和)가 콜럼버스보다 50년 앞서 신대륙에 발을 디뎠다. 그의 선조는 원나라 때 서역에서 이주해 온 이슬람교도.

정화가 미 대륙을 발견하긴 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사대부들이 환관의 원정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유학자들은 ‘야만인들의 땅을 차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정화는 7회에 걸쳐 대선단·大船團을 지휘해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 동해에 이르는 30여 개국에 원정을 다닌 인물이다.)

○1945년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이겼다면

나치는 V2 로켓 기술로 첫 우주 정복에 나선다. 독일 북부 발트 해 연안의 작은 섬 페네뮌데에 마련된 미사일 개발기지는 우주 기지로 자리 잡는다. 페네뮌데의 폰 브라운 박사 연구팀은 1969년 달 탐사 프로젝트를 이끈다. 나치 독일은 달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뒤 미국을 위협한다.

(페네뮌데에는 세계 최초의 로켓 연구소가 있었다. 여기서 폰 브라운 박사 연구팀은 우주 개발의 길을 열어준 V2 로켓기술을 개발했다. 독일이 패망하기 전까지 그들의 연구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터져버렸다면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1962년 10월 28일 영국과 미국에 핵미사일이 날아든다. 11월 중순까지 영국은 암흑과 추위에 뒤덮인다.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등 전염병이 만연하고 거리의 약탈자들은 총질을 일삼는다.

그해 12월에는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다. 핵폭풍, 낙진, 핵겨울로 영국에서만 1700만∼3800만 명이 사망한다. 1967년까지 400만∼800만 명이 생존을 위해 거리를 헤맨다.

(1962년 10월 28일 소련이 쿠바에 배치하려던 핵미사일을 철수함으로써 미국과 소련의 쿠바 위기는 해소됐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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