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대학 졸업생들 올 하반기 취업기상도

  • 입력 2006년 8월 3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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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 깊어지는 한국에선…상장기업 30% “채용계획 없다”

올해 하반기(7∼12월) 대학졸업생들은 줄어든 일자리를 놓고 취직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주요 상장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우려하여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29일 주요 상장기업 561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기업의 49.7%(279개사)만이 하반기에 대졸 신입 또는 경력 사원을 뽑기로 했다.

조사기업 가운데 169개사(30.1%)는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회사는 113개사(20.2%)였다. 채용 계획을 마련한 기업의 채용 규모는 모두 1만9309명으로 지난해 채용규모 2만953명에 비하면 7.8% 줄었다.

기업규모별로 채용의 ‘부익부 빈익빈’현상도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561개 기업 가운데 공기업을 제외한 520개 기업의 채용 계획 인원은 1만8203명이었고 이 가운데 대기업(166개사)이 전체 채용의 83.55%(1만5208명)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견기업(128개사)과 중소기업(226개사)의 채용 비중은 각각 10.38%(1890명)와 6.07%(1105명)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전체 채용 인원의 79.0%였던 대기업 채용 비중이 4.55%포인트 높아진 데 반해 각각 12.2%와 8.9%였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 비중은 1.82%포인트와 2.8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인크루트는 “유가, 환율 등 경기 변화에 민감한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끼는 반면 대기업은 경기보다 자체 사업 투자 계획에 따라 인력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채용 규모에 큰 변화가 없다”며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기업 간 채용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호황 길어지는 일본에선…오라는 기업 많아 즐거운 비명

“올해 취직활동을 한 소감을 한 글자로 표현하면?”

“즐거울 낙(樂).”

일본 경제의 호황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취업정보회사 마이니치커뮤니케이션스가 내년 봄 졸업을 앞둔 대학생 2900명에게 올해 취직 활동의 특징을 한 글자의 한자로 표현하게 한 결과 ‘樂’이 5.3%로 1위를 차지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전했다.

한 응답자는 ‘樂’을 꼽은 이유에 대해 “많은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떨어진 곳이 없다”면서 “면접을 보러 가는 일 자체가 즐거웠다”고 설명했다.

2위는 ‘미혹할 미(迷·4.0%)’. 여러 기업에 취직이 내정돼 어디를 선택할지 몰라 망설이는 대학생이 많은 취업 풍속도를 반영했다.

3위는 적극적인 활동을 뜻하는 ‘움직일 동(動·3.2%)’이었다.

‘괴로울 고(苦)’ ‘견딜 내(耐)’ ‘참을 인(忍)’ 등 2001년 1∼3위를 휩쓸었던 부정적인 한자는 모두 4위 이하로 밀려났다.

올해 대학 4학년생들이 신바람 나게 구직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업들이 채용을 크게 늘려 기업이 학생을 고르는 시대에서 학생이 기업을 고르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

7월 말 현재 취직이 내정된 4학년생의 비율은 88.1%로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5.7%포인트나 높아졌다.

대학생들만 호황의 수혜자가 아니다.

대기업 직원들은 올 여름휴가 때 과거 어느 때보다 두툼한 상여금 봉투를 손에 쥐었다.

음식점이나 오락시설의 시간제 아르바이트는 여름철에 시간급이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만큼은 예외였다. 아르바이트 평균시간급은 7월에 최고기록이 깨졌고 서비스업체의 본격 하반기 상전(商戰·판매전쟁)이 시작되는 9월 이후에는 더 오를 전망이다.

상장회사들은 과잉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설비투자를 늘리는데도 현금이 남아돌자 빚 줄이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700여 상장회사의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에서 빚(무이자부채 제외)이 차지하는 비율은 27%로 1980년대 후반 거품경제 후 처음으로 30%를 밑돌았다.

실질적으로 빚이 한 푼도 없는 상장사도 3개 중 1개꼴로 나타났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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