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장 수술로 권력 임시 이양

  • 입력 2006년 8월 1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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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간 쿠바를 통치해온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0·사진)이 장 수술 때문에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75)에게 권력을 임시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카를로스 발렌시아가 비서실장을 통해 발표한 대국민 서한에서 "최근 아르헨티나와 쿠바 동부 방문 등 과로에 따른 스트레스로 장출혈이 계속돼 수술을 받았다"며 "몇 주간 휴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어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일시 이양한다"고 덧붙였다.

카스트로 의장은 또 이달 13일로 예정된 80세 생일 축하 행사를 쿠바 혁명군 창설 50주년 기념일인 12월 2일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1959년 공산혁명으로 권좌에 올라 47년간 쿠바를 통치해 온 카스트로 의장은 태국과 영국 국왕을 제외하면 세계 최장기 집권자. 그가 집권 후 권력을 잠시나마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 때문에 카스트로 의장의 건강이 악화돼 쿠바 내 권력 이양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일각에선 카스트로 의장이 이날 공개석상에 전혀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점을 들어 '사망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피터 왓킨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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