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中 싼샤댐 내일 완공…서해 ‘생태계 교란’ 우려

  • 입력 2006년 5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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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물막이(제방) 공사가 마무리되는 세계 최대의 댐인 중국 싼샤 댐의 모습. 앞으로 1000m³의 콘크리트 작업만 마치면 길이 2309.47m의 제방 공사가 완전히 끝난다. 전면적인 전력생산은 발전기 설치가 완료되는 2009년부터 시작된다. 싼샤=신화 연합뉴스
20일 물막이(제방) 공사가 마무리되는 세계 최대의 댐인 중국 싼샤 댐의 모습. 앞으로 1000m³의 콘크리트 작업만 마치면 길이 2309.47m의 제방 공사가 완전히 끝난다. 전면적인 전력생산은 발전기 설치가 완료되는 2009년부터 시작된다. 싼샤=신화 연합뉴스
싼샤 댐이 완성되면 갑문을 이용한 해운 물동량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화물선은 별도로 마련된 수로를 이용해 ‘5단계 계단식 갑문’을 통해 이동한다. 싼샤 댐 갑문으로 선박이 이동하는 모습. 싼샤=하종대 특파원
싼샤 댐이 완성되면 갑문을 이용한 해운 물동량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화물선은 별도로 마련된 수로를 이용해 ‘5단계 계단식 갑문’을 통해 이동한다. 싼샤 댐 갑문으로 선박이 이동하는 모습. 싼샤=하종대 특파원
‘21세기 최대의 역사(役事)’이자 ‘물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중국 싼샤(三峽) 댐의 제방 공사가 20일 마무리된다.

50여 년의 탐사와 30여 년의 설계, 13년의 공사 등 쑨원(孫文)이 제안한 지 87년 만에 탄생하는 싼샤 댐. 댐은 담수용량(393억 t)과 발전용량(2240만 kW), 담수호 넓이(1084km²) 등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인들은 ‘창장(長江) 강 수마(水魔)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꿈을 실현하는 순간이라고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은 대부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댐 건설이 가져올 ‘환경 후유증’ 때문이다.

▽싼샤 댐은 한국에 재앙(?)=한국은 싼샤 댐에서 2000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서해로 유입되는 담수의 감소로 서해 생태계가 교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싼샤 댐 건설로 서해로 흘러드는 창장 강의 물이 10%가량 줄어든다. 서해 담수의 80%는 창장 강에서 들어온다.

담수가 감소하면 창장 강의 영향을 받는 곳에서 산란 및 월동을 하는 참조기나 갈치, 고등어, 전갱이 등은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서해연안환경연구센터 소장인 인하대 최중기(崔仲基) 교수는 “창장 강물의 감소는 서해 표층수의 염분 농도를 20%까지 높일 수 있다”며 “이는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져 어종과 어획량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집트 아스완 댐 건설 뒤 주변 지역의 어획량이 25%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의 다뉴브 강에 큰 댐이 건설됐을 때도 바다로 유입되는 영양물질이 감소해 생태계가 깨졌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이 싼샤 댐의 물 채우기가 시작되기 전(2002년 8월)과 후(2003년 8월)의 동중국해 변화를 관찰한 결과 염분 농도는 1.13‰(퍼밀·1퍼밀은 0.001%), 해수 온도는 0.5도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연간 3조 원 이상 경제효과”=중국 정부는 ‘리다위비(利大于弊·이득이 손해보다 많다)’라고 장담한다.

중국창장싼샤공정개발총공사(싼샤총공사)가 17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댐 건설로 얻는 이득은 크게 3가지.

우선 홍수 방지 효과다. 역사서에 따르면 한(漢)대인 기원전 185년부터 20세기 들어1911년까지 2096년간 창장 강엔 214차례나 홍수가 터졌다. 9.8년에 한 번꼴. 1931년엔 14만5000명이 숨지는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홍수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싼샤 댐의 저수용량 393억 t 가운데 221억5000만 t은 홍수 조절용. 건기엔 해발 175m까지 물을 채우지만 우기인 5∼10월엔 수위를 145m로 낮춰 홍수에 대비한다.

이로써 10년 주기로 찾아오던 창장 강의 홍수는 물론 100년에 한 번꼴의 대홍수까지 예방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전력생산 효과도 크다. 댐에 설치된 70만 kW급 발전기 26대에서 연간 847억 kW/h를 생산한다. 이는 중국 전체 생산량의 4%. 또 2011년까지 댐에 연결된 산자락 지하에 70만 kW급 발전기 6개를 추가로 설치해 420만 kW를 증산할 예정.

싼샤 댐을 활용한 해운 물동량도 크게 늘어난다. 댐이 건설되기 전 이 지역을 지나던 물동량은 약 1000만 t. 그러나 2003년 6월부터 갑문이 설치되면서 지난해 물동량은 4393만 t까지 급증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가장 큰 문제는 수질오염 등 환경생태계 파괴다. 현재 싼샤 댐 호수 주변 3000여 개의 공장과 광산에서 배출하는 산업폐기물은 연간 10억 t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댐 완공 전에도 이 지역은 2, 3급수였다. 결국 호수가 오염물질이 뒤덮인 거대한 시궁창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속 저하로 황토와 모래가 그대로 쌓이는 것도 문제다. 창장 강물에 함유된 황토 및 모래는 0.12∼0.40%. 연간 4500억 t의 물이 댐으로 흘러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5.4억∼18억 t의 모래가 쌓인다. 10t 트럭 1억 대분의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기후 변화도 걱정할 대목. 싼샤 댐 주변의 겨울 온도는 0.3∼1.3도가 오른 반면 여름은 0.9∼1.2도 내리는 등 전체적으로 0.1∼0.2도가 올랐다.

귀중한 문화재 유실도 적지 않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劉備)가 최후를 맞은 바이디청(白帝城) 등 1208곳이 이미 수몰됐으며, 앞으로도 100여 개가 추가로 사라질 예정이다.

싼샤총공사 차오광징(曹廣晶) 부총경리는 17일 외신기자 회견에서 “생태계 파괴나 댐의 안전 문제는 중국의 기술력만으로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일부 학자와 서방국가 전문가들은 “싼샤 댐이 가져올 부작용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것”이며 “그 부작용이 예상외로 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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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김광현 기자 kkh@donag.com

‘물위의 만리장성’ 싼샤댐…中 “3000년 꿈 이루었다”

제방 완공 3일을 앞둔 17일 6300km 창장 강의 허리를 가르는 싼샤 댐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려는 듯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희미해서 전경(全景)이 잡히지 않았고, 가까이 가면 댐의 전체 모습이 들어오지 않았다.

싼샤 댐은 높이가 185m로 60층짜리 빌딩과 맞먹는다. 댐 길이 2309.47m에 중간 섬과 갑문까지 포함하면 제방의 총길이가 3035m에 이른다.

싼샤 댐은 가장 가까운 도시인 후베이(湖北) 성 이창(宜昌) 시에서도 버스로 50분가량 산골짜기를 달려가야 나타난다.

충칭(重慶) 직할시와 후베이 성 사이의 세 협곡인 취탕샤(瞿塘峽) 우샤(巫峽) 시링샤(西陵峽)의 끝자락에 위치한 싼샤 댐 주변은 모두 20∼60도의 험악한 산뿐이다.

가까이 다가가니 댐을 통과해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마치 창장 강에 숨은 용이 포효하는 것 같다. 족히 물 대포 같은 소리가 수백 m 떨어진 곳에서도 우렁차게 들려온다.

완공이 얼마 남지 않아 오른쪽 제방은 마지막 공사가 한창이다. 20∼30m에 이르는 6개의 곤돌라 기중기 밑에서 사람들이 개미처럼 움직이며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1999∼2002년까지 공사가 한창일 때는 3만 명이 동시에 투입됐지만 지금은 마무리만 남아 공사인원이 2000명뿐이다.

배가 드나드는 2개의 갑문에는 유람선과 석탄을 실은 화물선 등이 꼬리를 물고 들어온다. 갑문이 생긴 덕분에 협곡을 지나는 물동량은 이전의 1000만 t에서 5배 가까이 늘었다. 5단계 갑문을 모두 통과하는 데는 약 3시간이 걸린다. 2009년이 되면 선박용 승강기가 설치돼 3000t 이하 배는 40분이면 통과한다.

댐의 왼쪽에는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하는 송전탑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충칭 등 전국 11개 성으로 송전된다.

중국인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댐의 홍수 방지 효과다.

댐의 공사 관리를 총책임지고 있는 중국창장싼샤공정개발총공사 펑정펑(馮正鵬) 주임은 이날 기자가 소감을 묻자 “중화민족의 3000년 꿈이 실현됐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싼샤=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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