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7대학 한국정원 땅은 있는데…” 예산없어 발 동동

  • 입력 2006년 5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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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프랑스 파리 13구의 파리7대학 신축 터. 주철기(朱鐵基)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는 브누아 외랭 총장과 이 대학 동양학부 한국학과장인 마르탱 프로스트 교수의 안내로 ‘한국정원 예정지’를 돌아봤다.

세 사람의 표정엔 답답함이 역력했다. 대학 이전 예정일이 코앞(6월)에 다가왔는데도 한국정원은 터만 잡혀 있을 뿐, 쓸 나무 하나 사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양학부에 중국, 일본, 베트남어과도 있지만 프로스트 교수가 적극 나서 한국정원 자리로 ‘찜’해 둔 장소였다(본보 2005년 8월 15일 A15면 첫 보도).

프로스트 교수는 “대학 이전이 시작되는 다음 달까지 비용조달계획을 세우지 못하면 한국정원은 물 건너갈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올해 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맞아 한국 총리가 프랑스를 방문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총리가 꼭 파리7대를 둘러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원 조성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50만 유로(약 6억 원). 동아일보를 통해 프로스트 교수의 얘기가 알려지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서울 아현초등학교 44회 동창들이 나섰다.

권성준(權成俊·44·심리치료센터 운영) 씨가 3월 동창 모임에서 프로스트 교수의 한국정원 조성 계획을 전했고, 최진태(崔鎭太·44·청량리병원 의사) 씨 등 동창 30여 명이 적극 찬동했다. 인터넷에 카페(cafe.naver.com/koreangarden cafe)를 꾸리고 후원계좌도 개설했다.

프로스트 교수는 18일 전화 통화에서 “한국정원 아이디어를 냈을 때 한국인이라면 도와 줄 것으로 확신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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