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토지도 국유화”…에너지 국유화 보상도 거부

  • 입력 2006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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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산업 국유화 조치를 선언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이에 반발하는 브라질을 향해 강경 발언을 계속해 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1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현지에 도착한 모랄레스 대통령은 11일 “자원 국유화에 따른 보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볼리비아에 진출한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 측이 전날 볼리비아에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대답인 셈.

모랄레스 대통령은 페트로브라스를 직접 지목하면서 “그동안 밀수와 불법개발 행위를 저질러 왔으며, 이미 투자 금액 이상을 회수해 갔다”고 말했다. 이어 “(자원 혁명의) 다음 단계는 토지를 수용해 볼리비아 국민에게 분배하는 것”이라며 “일부 브라질 기업들은 볼리비아 토지를 불법적으로 경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발끈한 것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 일간 폴라 데 상파울루는 룰라 대통령이 모랄레스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분노를 표시하고 측근들에게 볼리비아 천연가스 수입 중단을 전제로 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세우수 아모링 브라질 외교부 장관은 “우리는 볼리비아와의 우호관계가 다소 훼손되더라도 모랄레스 대통령의 발언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볼리비아 주재 대사관의 철수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재 브라질 기업 또는 지주들이 볼리비아에서 땅을 매입한 건수는 250건에 이른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EU 순번 의장국인 오스트리아가 외국 자본에 대한 볼리비아의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하자 12일 “6개월 안에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장기적인 법률적 담보도 제공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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