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37 수백대 불량부품 사용” WP 보도

  • 입력 2006년 4월 1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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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가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생산한 B-737 여객기 수백 대에 수천 개의 ‘부적격 부품’을 사용했다는 내부자 고발이 제기돼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B-737 항공기는 대한항공이 29대, 아시아나항공이 1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선과 아시아 노선에서 운항 중이다.

보잉사의 부품구매 담당자로 일했던 지닌 프리위트 씨 등 3명의 내부고발자들에 따르면 부품 공급업체인 AHF 두커문사가 1994년부터 2002년까지 보잉사에 납품한 수천 개의 부품이 연방항공청(FAA) 규정상 ‘부적격 부품’'이었다는 것.

고발자들은 근로자들이 AHF 두커문사의 부품을 항공기 몸체에 결합하기 위해 망치로 두드려 맞추거나 구멍을 다시 뚫는 등 문제가 많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잉사는 “설령 불량부품들이 조립라인에 조달됐더라도 보잉사의 자체 작업통제에 적발됐을 것”이라며 “고발자들이 보잉사의 품질관리시스템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내부고발자들의 문제제기 후 FAA와 국방부, 교통부는 조사를 벌인 뒤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자체 분석 결과 당시 FAA가 내부고발자들의 주장 가운데 아주 적은 수의 부품만 조사했으며 특히 문제가 제기된 약 200개의 부품 타입을 조사하기 위해 어떤 항공기도 직접 현장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방부와 교통부는 FAA 자료에만 의존해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FAA가 고발자들의 주장을 무시하면서도 여러 차례 다른 유사한 부품에 대해 안전상의 우려를 제기했으며 특히 지난해 몇몇 기체균열 사례가 보도된 직후 구형 B-737 항공기에 대해 조사하는 등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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