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가 야스쿠니 비판” 日시끌

  • 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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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자민당의 황태자’로 불렸던 거물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63·사진) 씨가 제1야당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뒤 ‘오자와 효과’가 일본 정계를 강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언론들이 반색하고 나섰다. TV를 비롯한 매스미디어의 관심이 연일 그에게 쏠리면서 민주당의 수권정당 이미지도 높아지고 있다.

오자와가 취임 뒤 던진 첫 화두는 야스쿠니(靖國) 문제. 그는 대표 선출 직후인 8일부터 각종 인터뷰에서 ‘A급 전범 분사론’을 적극 제기하며 야스쿠니 문제를 공론화함으로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의 대립 각을 선명하게 세웠다.

지금까지 야당 대표들이 ‘아시아 외교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야스쿠니 문제를 비판해 왔으나 반향이 없었던 데 반해 이번에는 상당한 폭발력이 감지되고 있다.

오자와 대표가 중량감을 갖춘 정치인인 데다 야스쿠니 문제에 민주당 차원에서도 무게를 싣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10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A급 전범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될 자격이 없다”며 A급 전범의 합사 문제 해결방안으로 “전몰자 명부에서 명찰을 없애면 된다”고 주장했다.

‘분사’라는 말은 합사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적절치 않고, 사실상의 합사 상태를 없애면 된다는 것.

그의 발언에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여당 수뇌부도 아연 긴장하고 있다. 당장 총리와 관방장관이 동시에 야스쿠니신사 참배 비판에 발끈하고 나섰다.

고이즈미 총리는 “A급 전범 분사는 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도 “정부의 합사 취소 요청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신사 측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일본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요미우리신문이 8, 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오자와 대표에게 기대한다’고 대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기대한다’는 응답이 90%에 육박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14.0%로 3월 조사 때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20일 실시될 지바(千葉)7구 보궐선거는 오자와 대표의 민주당과 자민당의 첫 대결장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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