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된 동원수산 원양어선 선원 구출 접촉 중

  • 입력 2006년 4월 5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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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동원수산 소속의 제628 동원호(361t) 피랍 보고를 받은 즉시 소말리아를 관할하는 주 케냐 한국대사관에 현장대책본부(본부장 염기섭 케냐대사)를 설치하는 한편 외교부 본부에도 유명환 제1차관을 본부장으로 긴급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동원수산측과 긴밀히 연락하며 현지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특히 소말리아 당국과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628호 동원호를 납치한 해적단의 실체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동원수산 선박이 납치된 지점에서 최근 돈을 노린 선박 납치 사건이 빈번했던 점으로 미뤄 선박과 선원을 인질삼아 금품을 요구하려는 범행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사건 수습을 맡고 있는 김종렬 케냐대사관 공사참사관은 "소말리아 인근 해역은 어선은 물론 세계식량계획의 구호물품을 선적한 선박까지 납치됐을 정도로 위험지역"이라고 말했다.

소말리아는 1990년대 이래 내전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재작년 하반기 과도정부가 출범했으나 소말리아 전역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하지 못해 지역 군벌이 할거하면서 치안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선박과 선원 석방 교섭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원수산 측은 피랍 선박에 승선한 한국인 등 선원 모두가 현재까지는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회사측도 '사고상황실'을 설치한 뒤 수시로 대책회의를 갖고 케냐대리점측과 소말리아 수산장관, 사고선박이 정박중인 오비아항 인근 마을 촌장 등과 긴밀히 연락하며 선원들의 안전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동원수산측은 납치소식에도 불구하고 사고선박 선장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같은 선단 소속 선박이나 케냐대리점측에 '선원들은 모두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수시로 전해옴에 따라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제628 동원호는 서울의 동원수산 본사와 직통전화가 가능하다. 이 선박은 작년 11월 말 출항해 인도양에서 조업을 마치고 올 연말에 귀항할 예정이었다.

이 선박에는 최성식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8명과 인도네시아인 9명, 베트남인 5명, 중국인 3명 등 25명의 선원이 승선해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피랍 동원수산 원양어선-부산 통신 내용

미국 네덜란드 함정 동원호 구출시도 실패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해적단에 나포된 동원수산 소속 참치잡이 어선 동원호에 대해 미국과 네덜란드 해군 함정들이 개입해 구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며 이들 함정은 인근 공해 상에 계속 머물며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제프 브레슬로 미 해군 제5함대 대변인에 따르면 걸프지역에서 국제해양 순찰활동을 하던 미국 구축함 루스벨트호와 네덜란드 군함 세벤 프로빈시엔(Zeven Provincien)호가 무선 구조신호를 받고 몇 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해 구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해적들이 이미 동원호에 옮겨 타 배를 장악한 채 갑판에서 한국 선원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과 네덜란드 군함들은 동원호 전방에 경고 사격을 가하며 진로 차단을 시도했으나 "선원들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고한 생명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구출시도는 할 수 없었다"고 브레슬로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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